올해부터 적용되는 보험 건전성 지표인 '킥스(K-ICS)'와 관련한 보험사들의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상당수 보험사들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와도 금융당국이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해주는 경과 조치를 신청했다. 150% 이상 지급여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마지노선도 그대로여서 자본확충 과제도 그대로 남았다.
4일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킥스 경과조치 신청이 지난달말 마무리된 가운데 중견·중소보험사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자본 여력이 있는 일부 대형사도 신청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킥스 경과조치는 RBC(지급여력)비율이 법에서 요구하는 100% 기준을 넘었던 보험사의 경우 킥스에서 100%를 넘지 못해도 적기시정조치를 최대 5년간 유예해 주는 완충 장치다. 대신 경과조치를 신청하면 해당 사실을 공시해야 하고 경영실태평가 평가등급 상한도 제한된다.
'킥스'는 RBC 비율을 대체해 올해부터 적용되는 보험사 지급여력비율이다. 새로운 자본규제인 IFRS17(새국제회계기준)을 보험사에 적용하기로 하면서 건전성 지표도 함께 변경한 것이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일시에 보험금 지급 요청이 들어왔을 때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얼마나 지급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RBC비율의 경우 보험업법상 100%를 상회하면 되지만 금융당국은 150% 이상 유지를 권고했다. 150%를 넘지 못하면 금융당국의 점검을 받고 100% 밑으로 내려가면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된다.
금융당국은 킥스에서도 이 기준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지급여력을 계산하는 기준이 바뀌었을 뿐 감독 규정이 변경된 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보험사들은 '킥스'가 도입되면 지급여력비율 100% 유지 기준은 바뀌지 않더라도 150% 이상 유지 권고는 금융당국이 다소 완화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RBC비율 대비 변동성이 적은 킥스의 특성상 150%를 넘기기 쉽지 않고 새롭게 적용되는 만큼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100% 이상 의무, 150% 이상 권고 기준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부담을 느낀 보험사들이 킥스 경과조치에 대거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과조치를 신청했다고 보험사 건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와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킥스 경과조치를 신청한 곳들 중 지급여력비율 100% 전후에 있는 회사도 있지만, 이를 훌쩍 뛰어넘는데도 신청한 곳들도 있다"며 "다양한 경영 상황을 고려해 안정적이고 보수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