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소액생계비대출의 효과

이재연 서민금융진흥원 원장/신용회복위원장
2023.06.19 05:26

서민금융진흥원이 소액생계비대출을 출시한 지 석달이 되어간다. 소액생계비대출은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에게 최대 100만원을 빌려주는 제도다.

신용평점 하위 20%이하 이면서 연소득 3500만원 이하의 대상자 중 제도권금융 뿐만 아니라 기존의 정책서민금융 지원 마저도 받기어려운 서민들에게 당일 즉시 대출을 해준다. 전국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직접 방문해 이용할 수 있으며 지출용도·상환의지 등 차주 상황 관련 상담 후 진행된다.

최초 50만원을 대출해준 후 이자를 6개월이상 성실납부 하면 100만원까지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 병원비 등 자금 용처가 증빙되면 최초 대출 시에도 1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이자를 성실상환하면 5년까지 만기를 연장해준다. 대출자가 서민금융진흥원의 금융교육을 이수하고 이자를 잘 납부하면 연 15.9% 금리는 최저 9.4%까지 낮아진다. 연체자, 무소득자를 포함해 신용·소득요건에 해당하는 누구라도 지원 받을 수 있다.

소액생계비대출은 출시전에는 금리, 신청채널 관련 논란이 있었으나 석달이 되감에도 씁쓸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두 달만에 268억원이 나가면서 1000억원의 예산이 조기에 소진될 것 같다.

왜 그럴까. 신용사회에서 배제된 금융소외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리라 짐작된다. 금융회사는 외환위기 이후 건전 신용사회를 위해 상환여력이 낮은 연체자, 무소득자, 저소득?저신용자의 대출장벽을 높여만 왔던 터이다.

그러나 간과한 점은 누구나 목돈이 필요한 돌발적인 상황을 맞는다는 점이다. 가족 중 누군가가 다치거나 아픈 경우 병원치료를 받아야 하며 심지어 장례를 치뤄야 하는 안타까운 순간이 있다. 백년가약을 맺거나 진학, 취업 등을 위해 학원을 다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일용직 노동자는 궂은 날씨로 작업이 취소되거나 일자리를 얻지 못해 생활비를 벌지 못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도 모아놓은 돈이 있거나 대출이 가능하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빠듯한 생활로 외부자금을 이용해야 하는 금융소외자는 대출장벽에 막혀 고금리 불법사금융을 찾게 된다. 휴대폰을 개통하거나 가전제품을 빌린 뒤 대출업자에게 넘기고 일부 현금을 받는 '내구제대출'도 불법사금융 중 하나다.

소액생계비대출은 금융소외자를 대상으로 하며 금융교육, 채무조정, 취업, 복지 등을 연계해 자활을 지원한다. 그동안 몰라서 지원받지 못하고 있었던 다양한 자활지원 프로그램 연계 상담을 강화해 단순한 자금지원에 그치지 않고 서민들이 보다 나은 경제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예산의 조기 소진이 예상되자 금융권에서는 사회공헌의 하나로 소액생계비대출 재원에 추가 기부 의향을 밝혔다. 이번 기부금은 국민행복기금 초과회수금을 활용한 것으로 국회 지적 등에 따라 2019년부터 각 금융회사에 배분되지 않고 국민행복기금에 유보되어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의 추가 기부금을 토대로 연말까지 소액생계비대출을 차질없이 지속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도 금융소외자를 지속적으로 살피고 서민금융상품을 보다 세밀하게 정비하고 개선해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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