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가 급한데" 50조 첨단산업 '초대형' 프로젝트..'정치 리스크'

권화순 기자
2025.02.11 16:09
첨단산업전략산업기금 설립안/그래픽=김현정

정부가 반도체·바이오·배터리 등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50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를 연내 가동한다. 코로나19 시기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이나 공급망 안정화기금 등 종전의 방어적 자금운용을 넘어 첨단산업에 직접 투자 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산업정책 틀이 확 바뀐다. 다만 프로젝트의 신속한 가동을 위해서는 관련법의 국회 통과가 필수다. 탄핵 정국에서 여야가 초당적으로 국가 산업 육성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1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달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 회의(이하 산경장)를 개최하고 첨단산업전략기금 신설 방안을 확정 짓는다. 금융위원회는 기금 신설을 위한 산업은행법 개정안 문구를 막판 조율 중으로 산경장 회의에서 결론이 도출되면 다음달 국회에 곧바로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신속한 법안 처리를 위해 가급적이면 의원 입법 발의로 추진 중이다.

첨단산업기금은 지원 대상 산업 규모와 기업 수요에 따라 대략 50조원 수준으로 조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바이오, 배터리 등 법상 정한 첨단산업 업종에 더해 산업 수요에 따라 업종이 추가될 수 있다. 대기업 뿐아니라 중견기업도 지원 대상이다. 정부 부처간 논의를 거쳐 세부적인 대상 업종과 규모가 정해질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시기 항공사 등을 지원하기 위해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운용했다. 아울러 부품소재 공급망 안정을 위해 수출입은행 중심으로 매년 10조원 규모의 공급망 안정화기금도 지난해 출범했다. 다만 이번에 신설되는 첨단산업기금은 규모가 수십조원 이상 대폭 확대된 데다 산업 육성을 위해 직접 투자 한다는 점에서 종전의 방어적인 산업정책과는 차별화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경제 규모로 볼때 50조원도 결코 크다고 볼수 없다. 반도체 등 대기업 만으로도 기금에 대한 수요는 충분할 것"이라며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한국 경제의 하방압력이 커진 데다 수출 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첨단산업 지원을 신속하게 가동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직접 투자를 할 경우 발생하는 산업은행의 자본비율 부담을 덜기 위해 기금은 특별계정으로 별도 설립된다. 정부 보증으로 기금채를 발행하는 만큼 산업은행 채권보다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다. 첨단산업 기업에 직접 지분 투자를 하거나 프로젝트에 매칭으로 참여(SPC 투자) 하는 방식이 주가 될 수 있다. 대출이나 보증 방식 지원도 가능하다.

정부는 산업지원이 시급한 만큼 속도감 있게 다음달 중 국회에 산은법 개정안이 상정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이르면 올해 상반기 기금을 신설, 연내 가동이 가능해진다. 다만 탄핵정국 속에 여야간 갈등이 첨예한 만큼 상반기 국회에서 법안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산은법 개정안이 다른 정치적인 이슈에 밀려 국회 처리가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첨단산업 육성에 대해 여야가 큰 이견이 없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법안이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인공지능(AI)·바이오·문화·방위·에너지·제조업 등 6개 분야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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