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ELS 임원 면담한 금감원 "책무구조도 숙지 못해 형식적 관리"

김도엽 기자
2025.07.09 14:26
책무구조도상 임원의 6대 관리의무/그래픽=김다나

금융감독원이 내부통제와 관련해 주가연계증권(ELS)을 담당하는 4대 시중은행 임원을 면담한 뒤 책무구조도 숙지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책무구조도를 구축은 했으나 외부업체나 하위 직원들이 만들어와 정작 책임을 져야 할 임원들이 본인의 의무를 몰랐다는 뜻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초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은행권 내부통제 워크숍'에서 "임원들이 관리 의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숙지하지 못해 형식적인 관리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4월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ELS 담당 자산관리 부문의 임원의 책무구조도 운영실태를 점검했다. 책무구조도는 지난 1월부터 시행된 지배구조법 개정안에 따라 금융사 임원이 담당하는 업무에 따라 구체적인 내부통제 책임과 의무를 문서화한 것이다.

금감원이 다른 부문이 아닌 ELS를 담당하는 임원들을 점검한 데는 지난해 홍콩H지수ELS 손실 사태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서는 17만개의 계좌가 손실이 나면서 투자원금 10조4000억원 중 4조6000억원이 손실액으로 잡혔다.

금감원은 책무구조도의 구체적인 수행 방안을 만드는 데 임원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도 거론했다. 책무구조도를 컨설팅 업체나 임원 아래 각 부서의 부서장급이 만들다보니, 정작 임원이 본인의 관리 의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의미다.

책무구조도상 임원의 6대 관리의무 중 임직원의 준수여부를 점검하는 조치 외에는 대부분 의무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6대 관리 의무는 △기준의 적정 마련 점검 △기준의 효과적 집행·운영 점검 △임직원 준수여부 점검 △위반·미흡사항 시정·개선 △교육·훈련 지원 △대표이사 앞 보고체계 마련 등이다.

다만 금감원은 임원들의 임직원 준수여부 점검도 '많이 미흡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4대 은행이 임직원의 책무구조도 준수 여부를 점검한 결과 중 약 70%는 절차가 부적정했고, 30%는 개선이 필요한 결과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금감원은 부서장들이 임원의 통제를 받지 않고 책무구조도의 구체적인 수행 방안을 자의로 변경할 수 있는 사례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감원은 임원용 책무구조도 관리 조치 매뉴얼을 마련해달라고 강조했다. 부서장이 점검한 결과를 임원이 판단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금감원의 점검 결과 4대 은행 중 1개 은행만이 임원용 조치 매뉴얼을 마련했고, 나머지 3개 은행에는 부서장의 관리 조치 매뉴얼만 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시행 이후 시중은행의 책무구조도 운영실태를 현장점검하고 개선 필요사항을 공유했다"라며 "내규·전산 등 인프라 측면의 공통 개선사항과 임원의 6대 관리의무별 우수·미흡 사례를 공유하고 책무구조도 안착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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