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은행, 석화기업 금융지원 협약..권대영 "감축목표 서둘러야" 압박

권화순 기자
2025.09.30 08:30

권대영 부위원장 "석화기업 의지·실행력 확인위해 구체적 계획 조속히 마련해야"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석유화학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금융권 간담회에 참석하며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5.08.21. yesphoto@newsis.com /사진=홍효식

17개 채권은행들이 석유화학 기업 사업재편을 위한 자율협의회 운영협약을 맺고 만기연장, 이자유예, 신규자금 지원 등 금융지원에 나선다. 대주주의 철저한 자구노력을 전제로 설비통폐합 등 생산량 감축안을 제시해야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은행과 석화 기업간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금융당국도 "기업의 의지와 실행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업재편 그림을 조속히 보여달라"고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산업은행 등 17개 은행 및 신용보증지금, 기술보증기금, 자산관리공사(캠코) 등 정책금융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석화기업 산업구조혁신 지원 금융권 협약식'을 개최했다고 30일 밝혔다. 금융권은 지난달 21일 석유화학 사업재편 지원을 위한 간담회 개최 이후 추가 협의를 거쳐 이날 '산업 구조혁신 지원을 위한 채권금융기관 자율협의회 운영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석화 기업이 주채권은행에 구조혁신 지원을 신청하면 주채권은행은 해당 기업에 채권을 보유한 채권은행을 대상으로 자율협의회를 소집, 절차를 개시한다. 자율협의회는 외부 공동실사를 통해 사업재편계획 타당성을 점검하고 사업재편 과정에서 필요한 금융지원 방안을 검토하게 된다.

대상 기업은 원칙적으로 기업활력제고특별법(기활법) 승인 기업으로 하되, 채권단 동의시 승인 외 구조혁신 추진 기업도 포함할 수 있으나 연체 및 부도 등 EOD(기한이익상실)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정상 기업(신설 합작법인도 포함)에 한한다. 금융권이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근거한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대상이 아닌 정상 기업에 대해 이같은 협약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석화기업들은 설비 통폐합 등을 통해 나프타분해시설(NCC) 총 에틸렌 생산량을 최대 25%로 감축하는 등 사업재편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채권은행의 유동성 지원과 함께 정부도 각종 세계 혜택과 규제 특례 등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지원은 채권액 기준 4분의3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석화 기업이 사업재편 계획 및 재무운용계획을 수립해 제출하면 외부 공동실사를 통해 실효성과 타당성을 검토한다.

현재의 금융조건을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만기연장, 이자유예, 이자율 조정, 추가 담보취득 제한 등이 포함될 수 있다. 필요시 신규자금도 지원가능하며 협약채권 대비 우선변제권이 부여된다. 채권단의 자율협의회와 협의를 거쳐 마련한 사업재편계획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승인 받은 후 자율협의회와 사업재편계획, 금융지원방안 등이 포함된 구조혁신 약정을 체결함으로써 사업재편을 본격 추진하게 된다.

이에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21일 석화기업에 △철저한 자구노력 △고통분담 △신속한 실행 등 3가지를 강조한 바 있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융권은 협약 제정으로 모든 준비를 마쳤다"면서 "아직 석화업계가 제시한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미진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에서 석화산업에 대한 의구심을 걷어내고 기업의 의지와 실행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그림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사업재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은 매우 난이도가 높은 작업인 만큼 주채권은행이 사명감, 책임감을 갖고 기업의 자구노력과 계획을 엄밀히 평가하고 타당한 재편계획에 대해 적극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17개 은행들은 만기연장, 금리조정 등이 이루어지는 채권에 대해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을 명확히 해줄 것을 당국에 건의했다. 정상여신에 대해 만기연장이나 이자유예를 하는 경우 원칙적으로는 고정이하 여신으로 분류돼 충당금을 대폭 쌓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이번 협약에 따른 금융지원이 △정상기업에 대해 △기업·대주주의 철저한 자구노력을 전제로 △수익성 개선을 목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라 자산건전성 분류를 상향하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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