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해킹 막아라"...4대금융, 정보보호 예산 대폭 늘린다

이창명 기자, 김도엽 기자
2025.11.10 11:48
주요은행 정보보호 투자액(하나은행은 공시하지 않음)/그래픽=이지혜

KB·신한·우리·하나금융이 내년 정보보안 예산을 대폭 늘린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하나금융그룹은 내년도 정보보호 예산을 올해보다 2배 가까이 증액하기로 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전 계열사 정보보호 예산 증액을 적극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보보안이 예민한 은행을 중심으로 예산이 늘어날 예정이다. 현재 은행의 정보보호 예산은 전체 정보기술(IT) 예산의 6~7% 수준이다. 하지만 정부가 보이스피싱 피해 등 금융소비자 권익을 강화하고 있고, 롯데카드 해킹사태를 거치면서 전 금융권의 보안 관련 예산 증액이 불가피해진 분위기다. 특히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들은 이를 글로벌 금융회사와 유사한 수준인 15%에 근접하게 맞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은행 가운데 가장 정보보호 예산이 많은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유일하게 정보보호에 전체 IT 예산의 10% 이상 투자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보호 공시를 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IT예산 4080억원 가운데 10.5% 에 해당하는 약 427억원을 정보보호 부문에 투자했다. 올해는 약 444억원으로 늘렸다.

최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잇따라 정보보호를 강조하고 나선 만큼 내년에도 정보보호 예산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지난달 정보유출과 관련 임직원들에게 "감독당국의 점검 항목이나 타사 위주로 점검해서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며 "자회사가 금융보안원 등 외부기관과 함께 취약점을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KB금융도 현재 IT 사업예산 중 7% 수준인 정보보호 예산을 대폭 늘릴 예정이다. 현재 주요 계열사들이 올해 예산 대비 내년 예산 증액을 요청해둔 상황이다.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올해 정보보호 예산은 약 425억원으로 우리은행보다 적다. 지난해 약 420억원 대비 소폭 늘었지만 2023년 약 541억원에 비해선 대폭 감소했다. 그만큼 대폭 증액이 예상된다.

KB금융 관계자는 "정보보호 사업은 비용이 아닌 투자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사이버 침해위협 대응 고도화 등 보안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계열사들이 이미 예산 증액을 요청해 최종 확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도 내년도 정보보호 예산을 늘릴 계획이다. 신한은행의 정보보호 예산은 올해 370억원으로 국민은행이나 우리은행보다 적었지만 지난해 287억원보단 크게 증액했다. 그만큼 내년에도 관련 예산 증액이 확실시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내년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정보보호 관련 예산은 대부분 계열사에서 증액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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