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부가 한국어와 기술을 갖춘 외국인 유학생을 지역 제조업 인력으로 키우는 육성형 전문기술학과 제도를 본격 가동한다. 전문대 16곳을 지정해 연간 최대 800명의 숙련 외국인력을 지역 중소기업에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법무부는 2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육성형 전문기술학과로 지정된 전문대학 16곳에 현판과 지정증을 수여했다. 이번 제도는 외국인 유학생을 단순 유학생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지역 산업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인력으로 길러 정착시키겠다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이번에 지정된 학과는 수도권 6곳과 지방 10곳으로 나눠 선정됐다. 수도권에만 몰리지 않도록 지역간 균형이 고려됐다. 포함된 학과는 기계·자동차·전기·CAD·CAM·신재생에너지 등 제조업 관련이다. 법무부는 이를 통해 인력난이 심한 지역 제조업체에 매년 최대 800명의 숙련 외국인력이 공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정된 대학은 △경기과학기술대 미래전기자동차과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부천대 섬유패션비즈니스학과 △서정대 글로벌섬유패션비즈니스과 △오산대 전기공학과 △용인예술과학대 자동차기계과 △영진전문대 스마트CAD/CAM과 △구미대 특수건설기계공학부 △경남정보대 기계과 △동의과학대 기계공학과 △부산과학기술대 자동차과경남 △거제대 기계공학과 △울산과학대 기계공학부 △군장대 스마트농식품과 △전주비전대 미래모빌리티학과 △목포과학대 신재생에너지전기과 등이다.
이 제도의 핵심은 유학-취업-정착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열어준다는 점이다. 해당 학과에 들어오는 유학생이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을 갖추면 유학비자 발급 때 필요한 재정요건을 면제받을 수 있다. 또 학교에 다니는 동안 시간제 취업 가능 시간도 기존 주 30시간에서 35시간으로 늘어난다. 유학생 입장에서는 학업과 생활을 병행하기가 조금 더 쉬워지는 셈이다.
졸업 뒤에는 취업 문턱도 낮아진다. 해당 학과를 졸업한 유학생이 일정 수준 이상의 한국어 능력을 추가로 갖추고 전공 관련 업체와 연봉 2600만원 이상의 근로계약을 맺으면 새 취업비자인 'E-7-M(K-CORE)'를 받을 수 있다. 기존 저임금 단순노무 중심의 외국인력 활용 방식에서 벗어나 일정 기술과 언어 능력을 갖춘 인력을 장기적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장기 체류 길도 열어뒀다. 졸업생이 E-7-M 비자로 5년 이상 계속 일하거나 인구감소지역의 같은 기업에서 3년 이상 근무하면 거주(F-2) 자격 신청도 가능하다. 단순히 인력을 잠깐 쓰는 데 그치지 않겠다는 취지다.
독자들의 PICK!
법무부는 이 제도가 지역 중소기업과 전문대학 모두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취업 연계를 강화할 수 있고 기업은 현장에서 바로 일할 수 있는 중간 수준 기술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제는 부족한 인력을 해외에서 바로 들여오는 방식에서 벗어나 우리 대학에서 키운 우수 인재를 지역에 정착시키는 선순환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문대학이 산업현장을 떠받치는 핵심 인재 양성의 거점이 돼야 한다며, 정부도 유학·취업비자 제도 개선으로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