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3년 단임제 추진..'회장 참호, 이사회 참호' 모두 막는다

권화순 기자
2026.01.26 16:40

[MT리포트]폭풍전야, 금융지주 지배구조②

[편집자주] 이재명 대통령의 '부패한 이너서클' 비판 이후 금융지주 지배구조가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장기연임하는 회장과, 회장을 뽑는 사외이사가 타깃이 됐다. 금융권에선 유능한 CEO의 연임까지 막힐 수 있다고 우려한다. 논의되고 있는 지배구조 개선안이 금융권에 물고올 파장을 진단해 본다.
주요 금융지주 사외이사 연임 및 임기/그래픽=이지혜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임기를 3년 단임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지주 사외이사 임기는 통상 '2+1년'을 기본으로 최장 6년까지 4연임한다. 사외이사가 금융지주 회장을 견제하기보다 본인의 연임을 위해 회장의 '참호' 역할을 한다는 비판에 따라 단임제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26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주축이 된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는 금융지주 회장 연임 시 주주의 통제권을 강화하는 방안과 함께 사외이사의 독립성·투명성 강화 방안도 논의된다. 논의 테이블엔 사외이사 3년 단임제도 올라와 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사외이사 임기는 최장 6년,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9년까지다. 금융지주사들은 모범관행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첫 2년에 1년 단위로 총 4회까지 임기를 연장한다. 3년 단임제로 전환하면 지금보다 임기가 최대 3년 단축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외이사 임기를 단임제로 바꾸면, 본인 연임을 위해 경영진 눈치 볼 필요 없이 소신에 따라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수 있다"며 "회장과 임기를 같이 하며 견제 기능을 잃는 문제도 해결된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절반 가량은 임기를 연장해 대부분 3년 이상을 채운다. 신한금융지주는 11명 중 5명이 연임 이상이고, 6년(4연임)을 다 채운 사외이사도 있다. 하나금융은 9명 중에서 3명이 연임 혹은 3연임 중이다. BNK금융은 7명 중 3명이 연임 했다.

금융당국은 3년 단임제가 회장의 참호 구축 뿐 아니라 사외이사 참호 구축도 막을 묘안으로 본다. 2023년 KT 사태나, 2014년 KB금융의 주전산기 교체 내분사태 당시 사외이사가 과도하게 경영에 간섭하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진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에 따라 회장의 권한이 축소되면 반대로 사외이사들이 경영 전반에 과도하게 개입해 사외이사의 참호구축 현상이 벌어질 우려가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시 이 문제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3년 단임제를 시행하면 '시차임기제' 도입도 용이하다. 예컨대 9명의 사외이사에 대해 매년 3명씩, 3분의1 교체가 가능해진다. CEO 취임시에 선임됐다가 CEO 교체기에 한꺼번에 물갈이 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

금융권은 다만 이같은 제도 변화가 도리어 금융권 사외이사 구인난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배구조법에 따라 금융권 사외이사는 2곳까지만 겸직할 수 있다. 타업권은 최대 6곳도 가능해 금융권 사외이사 자리는 선호도가 떨어진다. 더구나 '이해상충' '거래관계' 등 자격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전문성 있고 역량있는 사외이사를 구하는 것이 지금도 힘들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교수 출신 일색의 사외이사 구성을 문제 삼지만, 관련 규정이 너무 엄격히 유능한 사외이사를 모시는 것이 지금도 힘들다"며 "단임제를 도입하려면, 2곳까지 겸직제한을 하거나 너무나 엄격한 이해상충, 거래관계 문제를 유연하게 바꾸는 보완책도 반드시 함께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도 이같은 업계 의견을 반영해 개선 여지가 있는지 들여다볼 예정이다. 금융회사는 2곳까지 겸직 제한을 하다보니,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산하 위원회에 평균 4~5개 겸임하는 실정이다. 모범관행에서는 원칙적으로 산하 위원회는 2개만 겸임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지난 23일까지 진행한 8개 금융지주 지배구조 특별점검 결과를 개선안에 담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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