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또 바꿔?.."정권 입맛에 맞는 금융지주 회장 앉히란 건가"

권화순 기자
2026.01.26 17:00

[MT리포트]폭풍전야, 금융지주 지배구조⑤

[편집자주] 이재명 대통령의 '부패한 이너서클' 비판 이후 금융지주 지배구조가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장기연임하는 회장과, 회장을 뽑는 사외이사가 타깃이 됐다. 금융권에선 유능한 CEO의 연임까지 막힐 수 있다고 우려한다. 논의되고 있는 지배구조 개선안이 금융권에 물고올 파장을 진단해 본다.
(서울=뉴스1) =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지배구조 선진화 TF 첫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지배구조 '수술'에 나선 이유는 이재명 대통령의 '부패한 이너서클' 비판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 BNK금융·신한금융·우리금융지주 등 이사회가 현 회장 연임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 뿐 아니라 대통령실에도 '투서'가 난무했다.

금융당국은 개선안을 통해 지주 회장의 연임 절차를 투명하게 바꾸고 사외이사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결국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를 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3월까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안을 도출할 방침이다. 지난 2023년 12월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 시절에 30가지 개선 과제를 도출한 '은행 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 이후 2년여 만에 지배구조 수술을 다시 하는 셈이다.

모범관행은 금융회사 스스로 내규에 반영해 지켜야 하는 과제로, 당시 △사외이사 지원 조직 및 체계 △최고경영자(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정합성 및 독립성 확보 △이사회 및 사외이사 평가체계 등 4가지 대과제에 대해 30가지 핵심원칙이 도출됐다.

특히 CEO 승계절차 개시 후 최종 후보 결정까지 평균 45일(최소 27일) 걸리는 기간을 최소 3개월 전 조기 개시하도록 했다. 외부에 경쟁력 있는 후보군에도 공정한 경쟁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실제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지주사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일찌감치 회장 선임 절차를 착수했다.

다만 이런 모범관행 시행에도 불구하고 잡음은 계속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고 있는 BNK금융의 경우 회장 공모 기간이 단 5영업일이었다. 폐쇄적인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구성도 논란이 됐다. 지방 금융지주까지 CEO 선임 절차를 두고 잡음이 일었고, 금융당국과 대통령실까지 '투서'가 난무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지주 회장의 '참호구축'을 정면 비판한데 이어 지난 12월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 대통령이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질타했다. 금융위원회까지 나서 2년 만에 지배구조 수술을 나선 배경이다. 금융위는 모범관행의 일부 조항을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으로 격상하는 한편 CEO의 장기연임에 주주의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2023년 12월 8일에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금융회사의 임원이 담당하는 책무를 배분한 '책무구조도' 도입이 골자다. CEO를 비롯한 경영진의 내부통제 의무를 명확히해 사고 발생시 법적 제재를 가능토록했다. 하지만 금융지주 회장은 책무구조에서는 배제돼 권한과 책임의 불일치 문제가 이어졌다. 이는 이번 개선 과제에 포함됐다.

다만 이번에도 '회의론'이 나온다. 이미 2년 전 모범관행에서 주요 개선과제가 도출됐다는 이유다. 제도 개선 자체보단 실질적으로 작동이 되고 있는지 집중 점검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솔직히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CEO 연임에 제동을 걸기 위한 문제제기 아니냐는 해석이 많다"며 "지배구조에는 정답이 없는데, 원하는 인물이 CEO가 되지 않아서 외부에서 계속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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