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 업계 2위인 하나캐피탈의 그룹 내 입지가 위축되고 있다. 회사 당기순이익은 지난 3년간 80% 이상 급감했다. 한때 하나금융 안에서 은행 다음으로 당기순이익을 많이 낸 회사였지만 지금은 존재감을 찾기 힘들 정도로 밀려났다. 하나캐피탈은 부동산 등 기업금융은 축소하면서 자동차 금융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자산 재조정에 나섰다.
30일 하나금융 실적 발표에 따르면 하나캐피탈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31억원이다. 전년(1163억원) 대비 54.4% 급감했다. 영업이익도 734억원을 기록, 같은 기간 53.2% 줄었다.
당기순이익이 급감하면서 지난해 하나캐피탈의 ROE(자기자본이익률)도 전년 대비 절반 이상 낮아진 2.04%를 기록했다.
하나캐피탈은 캐피탈 업계 자산(약 18조7000억원) 기준 2위다. 2022년만 해도 하나캐피탈은 약 3000억원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냈다. 당시 하나금융 그룹 내에서 하나은행 다음으로 돈을 많이 벌었다.
하지만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나캐피탈 당기순이익은 2023년 2090억원, 2024년 1160억원을 기록하다가 지난해부터 규모가 크게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하나캐피탈 당기순이익은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1093억원) 대비 86% 줄었다. 3분기에는 654억원 당기순이익을 내며 회복하는가 싶었으나 4분기에 다시 110억원 가량의 이익이 깎였다.
하나금융 내 당기순이익 기준 순위도 2위에서 4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그룹 내 당기순이익 순위가 하나자산신탁에 밀려 5위까지 내려왔으나 하반기에 다시 4위로 올라왔다.
하나캐피탈의 당기순이익 악화 원인은 부실로 인한 대손비용 부담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하나금융 전체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약 3720억원인데 하나캐피탈 혼자서만 약 840억원을 쌓았다. 하나은행 대손충당금(약 830억원)보다 더 많다. 하나캐피탈 대손 비용률은 2022년 0.67%였으나 이듬해 2배가량 상승하더니 지난해에는 1.75%까지 치솟았다. 연체율도 같은 기간 0.61%에서 1.62%로 1%P(포인트) 이상 올랐다.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불황으로 해외 대체투자에서도 큰 손실을 봤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3분기 유가증권 관련 손익 및 배당금 수익 합계는 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1억원 감소했다. 한신평은 이에 "비우호적인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경기를 고려할 때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내재한다"고 평가했다.
하나캐피탈은 현재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며 건전성 관리에 나섰다. 부실 악화의 주요 원인이었던 부동산 등 기업금융은 축소하고 렌터카·중고차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캐피탈 자동차 금융 자산은 2024년 말 7조4564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7조9709억원으로 증가했다.
박종무 하나금융 CFO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하나캐피탈은 빠른 수준으로 정상화해 나가고 있다"며 "렌터카의 B2C를 B2B로 전환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