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한 3차 상법개정 시행에 따라 모든 상장사를 대상으로 자사주 보유·처분 공시를 의무화한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하위규정을 개정한다고 30일 밝혔다. 오는 31일부터 5월11일까지 입법예고·규정변경예고를 실시하고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 등에 따르면 자사주 보유현황·처리계획 공시는 모든 상장사로 확대 적용한다. '자기주식 처리계획에 따른 실제 이행현황' 등 보다 구체적인 정보가 1년에 2번 투자자·일반주주에게 공시될 수 있도록 한다.
3차 상법개정은 자사주 보유처분계획에 자기주식 보유·처분 목적, 보유현황, 보유기간, 처분시기 등을 포함하도록 했다. 그러나 주주총회 승인 시점에 처분 시기가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은 경우 투자자와 일반주주 입장에서 실제로 자사주가 어떻게 처분되는지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자사주 취득·처분·소각계획과 실제 처리 현황이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공시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계획을 허위로 기재한 경우에는 주의·경고, 과징금, 증권발행 제한, 임원해임권고 등 자본시장법상 행정처분뿐만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자사주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 중에는 신탁업자의 자사주 처분행위를 금지한다. 자사주 신탁계약은 신탁계약을 맺은 증권사를 통해 자사주를 사는 것으로 간접취득이라고도 한다. 신탁계약은 장기간에 나눠 자사주를 매입하고 신탁계약이 중간에 해지되거나 취득한 자사주를 도중에 매도할 수 있어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자사주를 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EB) 발행 관련 규정은 일괄 삭제한다. 3차 상법개정에서 자사수를 이용한 EB 발행을 허용하지 않은 데 따른 조치다. EB는 사전에 합의된 조건에 따라 발행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상장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기업 입장에선 단순히 자사주를 소각하면 재무적 활용 가치가 사라지지만 EB를 발행하면 투자와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3차 상법개정 전 EB 발행이 크게 증가한 바 있다.
자사주 처분과 관련 주주 균등 처분이나 제3차 처분 외에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처분하는 시장매도 방식은 제한한다. 처분 상대방이 특정되는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은 그대로 유지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장사의 자사주 활용이 시장 신뢰 속에서 이뤄지도록 유도해 자사주가 더이상 단기적인 주가 관리 수단이 아닌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