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서울과 수도권 등 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대출 만기연장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이어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다주택자 대책을 주문하고 나선 가운데 오는 24일 관계기관과 금융회사들이 모여 구체적인 대책을 논의한다. 지난 13일과 19일 긴급 회의 소집에 이어 세번째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다주택자 대출 만기연장 제한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24일 금융위, 금감원을 비롯해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은행, 상호금융권 등 금융회사들이 참여하는 대책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13일 이 대통령이 X를 통해 다주택자 대출 만기연장 관행을 비판하자 같은날 오후 금융회사 가계대출 담당자를 소집해 긴급 회의를 열었다. 이어 지난 19일에는 기업대출 담당 금융회사 임원들과 두번째 대책 회의를 갖고, 다주택자 대출 현황 및 통계를 파악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금융당국은 임대사업자 대출이 RTI(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 1.5배를 넘지 않는 경우 만기에 일시 상환 시키거나 원금을 일부 혹은 전부 상환토록 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월 임대소득이 이자 비용의 1.5배를 밑도는 경우 만기연장을 어렵게 하려는 취지다. 개인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다주택자 대출이 이미 금지됐고, 과거에 나간 대출도 만기가 30~40년에 원금 분할 상환이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주택 임대사업자 대출이 직접적인 규제 대상이 된 것이다. 임대사업자대출은 만기가 3~5년으로 짧고, 원금 일시 상환방식이어서 만기연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X에서 추가로 "왜 RTI 규제만 검토하나, 대출 기간 만료 후에 하는 대출 연장이나 대환대출은 본질적으로 신규 대출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일거에 대출을 완전히 해소하는 것이 충격이 너무 크다면 1년 내 50%, 2년 내 100% 해소처럼 최소한의 기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시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강도 높은 규제를 주문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24일 세 번째 대책 회의를 연다. 금융회사를 통해 파악한 만기 일시상환 개인 주담대와 임대 사업자 및 개인사업자(미등록 임대업) 대출 규모를 정확히 파악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특히 빌라·다세대주택 등 비아파를 제외한 아파트로 한정해 임대사업자 대출 만기연장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대사업자 대출은 은행권 기준 13조9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아파트 비중은 약 10~20%를 차지한다. 비아파트를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이유는 임대료 상승 등으로 세입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아울러 서울과 수도권 등 규제지역 아파트로 규제 대상을 한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규제지역 아파트를 여러채 보유한 다주택자의 만기연장을 제한해 원금을 일시 상환하거나 일정 비율 단계적으로 상환하는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 목적이 이들이 보유한 아파트의 매출 출회라는 점을 감안해 대상을 규제지역 아파트로 좁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다주택자 대출 현황이 파악되면 신속하게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에도 X를 통해 "다주택과 임대사업을 압박하면 전월세 부족으로 서민주거 불안이 심화된다는 주장은 집값 상승과 전월세 부족의 주요 원인인 다주택과 주택임대사업을 비호하는 기적의 논리"라고 비판했다.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가 집을 팔면 전월세 공급이 줄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그만큼 무주택자 즉 전월세 수요도 줄어든다"며 적극 반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