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돈 빠져나가 안달인데…저원가예금 넘치는 인뱅

지방은행, 돈 빠져나가 안달인데…저원가예금 넘치는 인뱅

김도엽 기자
2026.02.22 06:10

-단순한 개인 고객 이탈 넘어…지방 경기침체·기업소멸과 맞물려
-비대면 채널 경쟁력 키워야…인뱅 등 우수사례 스터디

은행별 요구불예금 잔액 추이/그래픽=윤선정
은행별 요구불예금 잔액 추이/그래픽=윤선정

지방 거점 은행들이 대표적인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 이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증시 상승 영향으로 인한 머니무브가 대형은행보다 더 빠르게 일어나면서 지방은행들은 요구불예금 잡기에 나섰다. 아이통장을 비롯한 입출금통장의 흥행으로 오히려 요구불예금이 증가하고 있는 인터넷은행을 배워야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개 지방거점은행(부산·경남·iM·광주·전북)의 작년 4분기말 요구불예금 잔액은 23조6118억원으로 전분기(24조9882억원)에 비해 5.5% 감소했다.

요구불예금은 정기예적금 등 저축성예금과 비교해 금리는 낮지만 언제든지 입출금이 가능한 예금이다. 은행 입장에서 값싼 요구불예금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예대마진이 줄어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지방거점은행의 경우에는 단순한 개인 고객 이탈을 넘어 지방의 경기침체·기업소멸과도 맞물려 있다. 요구불예금은 개인 급여통장과 법인 통장, 기업의 MMDA(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으로 이뤄지며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개인보다 기업의 자금운용과 현금 관리에 따라 변동폭이 크게 달라지는 구조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이 대형은행보다 요구불예금 감소 속도가 빠른 것은 지방 기업의 경영 악화와 관련있다"라며 "개인보다는 인건비 등 자금을 관리하는 기업 보통예금 통장에서 예금이 더 빠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최근 요구불예금의 감소는 증시 상승과도 연관있다. 은행에 맡겨둔 요구불예금을 빼 증시에 투자한다는 뜻이다. 5대 대형은행(국민·신한·하나·농협·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요구불예금이 작년 9월 548조1858억원에서 작년 12월말 546조 6702억원으로 0.3% 감소했다. 지난 1월에도 20조원이 넘는 요구불예금이 빠졌다.

반면 인터넷은행들은 요구불예금이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 38조9840억원으로 5개 지방거점은행 전체보다 많으며, 이는 전분기 38조8420억원보다 0.4% 증가한 수치다. 케이뱅크도 가계 수신 중 요구불예금이 작년 9월 22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8조원)보다 23% 증가했다.

인터넷은행의 요구불예금 성장세는 수시입출금식 영향이 크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카카오뱅크의 미성년자 전용 입출금통장인 '우리아이통장' 가입자는 지난 1월 기준 가입자가 50만을 넘어섰다. 케이뱅크의 파킹통장 '플러스박스'의 잔액도 12조원을 넘어서며 요구불예금 비중 확대를 이끌고 있다.

지방거점은행들도 요구불예금 확대를 위한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있다. 1분기 사이 요구불예금이 약 1조원(22%) 빠진 iM뱅크는 네이버·쿠팡과 손잡았다. iM뱅크의 수시입출금 통장을 오는 6월30일까지 개설하고 평균 잔액을 충족하면 네이버와 쿠팡 멤버십 구독료를 최대 10개월까지 캐시백으로 제공한다. 3개월간은 특별 우대금리도 2%로 책정했다.

다른 지방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채널의 경쟁력을 키워야 지방은행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키울 수 있다"라며 "전국 고객을 모으기 위한 수신 전략을 펼치기 위해 인터넷은행을 비롯해 성공적인 사례를 적극적으로 스터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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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엽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도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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