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피 시대' 머니무브 비상…은행권 "아직 우려할 수준 아니다" 왜?

박소연, 김미루 기자
2026.02.25 16:34
5대은행 요구불예금, 정기예금 추이_260225/그래픽=김다나

코스피가 무서운 속도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6000피' 시대가 열린 가운데, 은행권의 수신 방어에 비상등이 켜졌다. 다만 은행권에선 개인 투자자들의 머니무브가 전체 수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단 점에서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낙관론도 제기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포함 요구불예금은 총 678조13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674조84억원)과 비교해 4조1303억원 증가한 수치다.

요구불예금은 금리가 낮아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한 저원가성 예금으로, 은행이 자금을 저비용으로 조달하는 핵심 수단이다. 5대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1월말 651조5379억원으로 줄었다가 2월엔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 초 코스피 5000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던 시기 저원가성 예금이 크게 빠졌다가, 코스피 6000선을 넘은 2월엔 소폭 회복하는 추세다.

정기예금 잔액도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전날 기준 5대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939조5350억원으로, 지난해 말(939조2863억원)을 소폭 상회했다. 1월 말 잔액이 936조8730억원으로 빠졌다가 3주 새 3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요구불성 자금은 2월 들어 소폭 늘었으나, 지난해 2월과 비교해 보면 현저하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전날 기준 A시중은행의 요구불성 자금은 전월 대비 3조8000억원 증가했으나, 전년 말 대비로는 3조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A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이후 증시 호황과 증권사 IMA 상품 출시 등의 영향으로 머니무브가 이어졌으나, 최근 증시 강세가 지속되면서 추가 이동을 관망하는 심리가 확산돼 이탈 규모는 다소 축소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2월달 요구불예금 증가는 일시적 계절적 영향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에서 명절 전 상여금, 성과급, 배당금 등 지급을 위해 요구불예금에 자금을 넣어놓은 게 최근 요구불예금 증가의 주요 사유로 추정된다"며 "개인은 빠졌지만 기업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통상 개인보단 기업, 특히 대기업의 자금 움직임이 유동성 잔액을 주도한다.

또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1월엔 원래 요구불 예금이 빠지다 설날 지나고 2월 기업이 상여금 배당금 지급할 때 유동성이 늘어나는 추세가 나타났다"며 "은행 입장에선 개인보단 기업의 유동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증시로 인한 개인들의 머니무브에 은행의 타격이 크진 않다"고 했다.

주요 은행 정기예금 금리 현황/그래픽=이지혜

다만 증시로의 자금 쏠림이 심화할 경우 은행은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투자 대기성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자금이 은행 계좌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아지면, 저원가성 예금 기반이 약해진다. 이 경우 은행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이나 채권 등 시장성 조달 수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안성학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예금이 주식 쪽으로 빠져나가는 게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어 은행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라며 "자금을 조달할 때 유동성 비율도 맞춰야 하고 예대율도 맞춰야 하는데 자금 조달 비용이 거의 안 드는 요구불예금에서 돈이 빠지면 정기예금이나 특판을 동원하는 등 조달 비용이 추가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은행권은 최근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하며 수신 방어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KB Star 정기예금'의 금리를 연 2.80%에서 2.90%로 0.10%포인트(P) 올렸다.우리은행은 WON플러스예금 12개월 만기 금리를 연 2.80%에서 2.85%로 올린 데 이어 2.90%로 0.05%P 인상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9일 정기예금 금리를 2.80%에서 2.85%로 인상했다. NH농협은행은 11일 NH올원e예금의 1년 만기 이자를 연 2.85%에서 2.90%로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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