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금융사의 자발적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하는 가운데, KB금융지주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회장 연임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특별결의 도입을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
KB금융지주는 25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신임 사외이사 선임을 포함한 주총 안건을 확정했다. 회장 연임 시 특별결의 도입을 위한 정관 개정 안건은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정관이 개정될 경우 KB금융은 내년 3월 첫 특별결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단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양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에 끝난다. 이미 연임이 결정된 신한금융, 우리금융, BNK금융 회장 연임에는 적용하지 못한다.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지주를 향해 연임 요건 강화를 주문하면서 일반결의 대신 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의 출석과 3분의 2 이상 찬성을 요구하는 특별결의 도입 방안이 부상했다. 연임 과정에서 주주 통제권을 강화해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견제를 높이려는 취지다. 대표이사 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의무화하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발의됐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2일 국내은행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지배구조 혁신을 촉구했다. 이 원장은 "은행권이 먼저 지배구조 혁신에 과감히 나서달라"며 "조만간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마련될 것이지만, 좋은 일이라고 판단되면 미룰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KB금융은 4분의 1 이상 출석과 출석 주주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는 일반결의에 따라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임 시 특별결의는 현재로선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고 법적 근거가 없어 금융지주 이사회에서 자발적으로 안건을 주총에 부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이날 신임 사외이사 1명을 새로 추천하고 나머지 이사 4명을 유임하기로 결정하면서 이사회 변화 폭을 최소화했다. 지배구조 변혁기에 오히려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를 대규모로 한 번에 교체하면 오히려 독립성을 잃을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서정호 변호사는 국세청과 재정경제부에서 근무한 관료 출신으로 조세·금융 분야에 폭넓은 지식을 갖추고 있다. 서 후보의 합류로 KB금융지주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교수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42%로 낮아지고 법률 전문성이 강화됐다.
KB금융은 여정성 사외이사가 임기 3년 만에 물러나면서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도입한 임기 차등화 정책을 선제적으로 시행했단 점을 강조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사외이사 임기를 현행 연임 구조에서 '3년 단임제'로 전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그간 사외이사들이 주요 안건에 대해 견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한편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BNK금융지주가 오는 27일, 신한금융지주는 내달 3일 각각 이사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