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 AI(인공지능) 칩 H200의 대(對)중국 수출이 실제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로 수출을 형식상 허용한 지 2개월이 지났지만 안보차원의 검토 등 출하까지 과정이 더 복잡해졌다.
또 중국의 자국 반도체 기술 자립을 위해 해외 반도체 반입에 제한을 둬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재진입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피터스 미국 상무부 수출 집행 담당 차관보는 이날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H200의 중국 판매 승인 건수 관련 질문에 "내가 알기론 지금까지 전혀 없다"고 답했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H200 칩의 대중 수출을 허용했지만 실제 판매로 이어진 사례는 없다는 것이다.
H200 칩은 2023년 엔비디아가 공개한 H100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대규모 AI 모델과 생성형 AI 학습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알리바바 등 중국 정보기술(IT) 대기업을 중심으로 H200 칩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됐다. 엔비디아는 중국 내 수요가 100만건 이상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실제 판매는 수출 승인 두 달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규제가 중국의 AI 칩 기술 개발을 막기보다는 오히려 성장을 부추기도 있다는 지적에 H200 칩을 일부 중국 기업에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지난달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공표한 공식 허가 절차에는 국가안보 차원의 추가 검토 등 이전보다 엄격한 조건이 포함돼 판매 승인을 받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블룸버그는 "피터스 차관보가 직접적으로 수출 허가 절차에 관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날 그의 발언은 민감 기술 수출 승인 업무를 총괄하는 BIS의 내부 운영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단서로 평가된다"며 미국의 AI 칩 등 첨단 제품의 대중국 수출 규제가 여전하다고 짚었다. 피터스 차관보는 이날 "수출 통제 규정을 위반하는 기업에 강경한 단속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기술 자립을 위해 자국 기업의 H200 칩 구매에 제한을 둔 것도 미국의 수출 승인이 실제 판매로 이어지지 않은 배경 중 하나다. 중국 당국은 앞서 자국 기업에 '필요한 경우'에만 H200 칩을 구입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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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각에선 중국이 H200 칩이 아닌 미국의 규제로 대중 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의 B200 칩을 암시장을 통해 확보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공화당 소속 빌 하이징아 의원(미시간주)은 이날 청문회에서 중국 AI 기업의 엔비디아 칩 밀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B200은 엔비디아의 최신 아키텍처 '블랙웰'을 창작한 AI 칩으로 H200보다 성능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