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뽑아도 "1000만원 더 주는 은행 갈래"...보험사 채용절벽 비상

이창명 기자
2026.03.24 11:42

신입 채용규모 적고 연봉 격차에 선호도↓…
정부, 신입 채용 독려에 경력 채용도 '눈치'

[서울=뉴시스] 삼성은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19개 관계사 입사 지원자를 대상으로 하반기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실시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18일 삼성전자 인재개발원(경기도 수원)에서 삼성전자 감독관이 삼성직무적성검사 응시자를 대상으로 예비 소집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삼성 제공) 2025.10.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신입사원 채용 시즌을 앞두고 보험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은행권이나 증권업과 날로 갈수록 연봉 격차가 커지고 보험업에 대한 젊은층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어서다. 경력 채용을 늘려야 하지만 최근엔 이마저도 정부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다음달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이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최종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매년 두 자릿수 규모의 인원을 채용해왔다.

삼성 채용이 끝나면 한화그룹의 채용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화생명의 경우 채용형 전환으로 인턴을 모집한 뒤 공채 입사하는 방식으로 매년 신입사원을 선발해오고 있다. 이미 상반기 채용을 마친 교보생명은 올해 다양한 전형으로 100여명 내외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메리츠화재도 지난해에 이어 상반기 신입 공개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공채 초봉은 6100만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어서 취준생들의 관심이 높다. 다만 메리츠화재는 분야별로 소수의 인원만 채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취준생 사이에서 전반적으로 보험사 채용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는 분위기다. 일단 채용규모 자체가 적다. 대졸 신입 기준 대형사들도 40~50명, 적으면 20~30명 채용하는 수준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채용규모 자체가 100명이 넘을 정도 였지만 보험사 신입 공채를 진행하는 곳 자체가 별로 없고 그마저도 채용 규모가 대폭 줄었다"며 "채용 규모에서부터 대기업이나 은행권보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같은 금융권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처우가 낮다는 불만이 크다. 실제 대형보험사들의 신입 초봉은 4000만원 후반에서 5000만원 초반 수준이다. 6000만~6500만원 수준의 주요 은행권과 비교하면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지난해 일부 대형보험사의 경우 신입 공채에 합격하고도 적지 않은 인원이 최종 입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금융권이나 대기업에 중복 합격한 경우로 파악된다. 공들여 뽑은 인재들이 입사 직전 발길을 돌리는 것이다.

이에 대형보험사들은 갈수록 신입보다 경력채용에 의존하는 추세다. 필요한 직무에 즉시 투입 가능한 '수시 채용'과 '경력직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근엔 정부의 눈치를 봐야 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경력보다 신입사원 채용을 독려하고 있어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신입사원 채용을 독려하면서 금융권 내부에서도 분위기가 달라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전에는 다 좋은 자원을 뽑아서 교육 훈련을 시켜서 썼다"며 "하지만 요즘은 교육 훈련을 자기들이 안하고 세상 힘든 데서 굴러서 고생해서 역량이 생기면 경력직으로 뽑아버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 측에 청년 채용을 독려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이후 실제 기업들은 신입 공채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10대 기업은 이 대통령과 만나 "올해 5만16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며 "이중 66%는 경력이 아닌 신입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이 이 대통령에 화답하면서 보험사를 비롯한 금융권도 신입 채용을 줄일 수 없는 분위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 선호도가 다른 금융권에 비해 떨어지고 연봉 격차도 날로 벌어지고 있는 점은 우려된다"며 "최근엔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채용이 전반적으로 늘고 있지만 최근엔 경력직만 뽑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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