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 원장 겸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 위원장이 서금원과 신복위 통합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통합·신설된 새로운 기관의 인력은 약 2000명, 예산도 수조원 수준이라는 구상도 공개했다. 앞으로 서민금융기관 운영은 정부 재정 투입보다는 금융사 출연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 원장은 7일 서울 중구 서금원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서금원과 신복위의 통합도 중요한 안 중에 하나"라며 "직접 와서 보니 양 기관의 업무가 30% 중복되는 등 (통합)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두 조직의 힘을 합치니 '2'가 아니라 '3'이 되는 시너지를 눈으로 봤다"며 "구성원의 용인이 통합의 걸림돌이 되겠지만 시간을 갖고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3월24일 '김은경 원장, 서금원·신복위 통합 추진...대형 서민금융기관 탄생하나' 참조)
김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서민금융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취약계층 빚을 탕감하는 등 사후적인 조치만으로 끝나는 게 아닌 선제적으로 국민의 채무 위기를 방지하겠단 구상이다. 이를 위해선 모든 국민이 금융에 접근할 수 있는 '금융기본권'이 필요하고, 금융기본권을 구현하려면 서금원과 신복위를 통합해야 한다는 게 김 원장 생각이다.
양 기관 통합 논의는 올해 상반기 중 국회 정책토론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숙성시킬 계획이다.
통합 이후 신설된 서민금융기관의 구체적인 인력과 예산의 구상도 공개됐다. 김 원장은 "인원은 2000명 정도 됐으면 좋겠다. 현장에선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라며 "재원 규모는 대략 수조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장기적으로 해당 재원은 정부 재정 투입이 아닌 금융사 출연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요하다면 증권사나 가상자산 관련 기업에서도 출연받아 재원의 바탕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했다.
김 원장은 "대출을 꼭 은행이나 보험사로부터만 받는 건 아니고, '빚투'나 '영끌' 책임은 주식시장에서도 일부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가상자산도 투자의 영역이고 레버리지가 발생한다. 큰 그림으로 보면 어디든지 다 (출연기관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약계층을 금융에서 배제하고 시스템 안에 못 들어가게 하는 리스크를 만든 건 은행과 같은 금융사"라며 "이 리스크를 만든 자들이 원칙적으로 서민금융의 재원을 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은행과 제2금융권을 활용해 새로운 대출 상품을 만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민간대출인 '크레딧 빌드업' 안에서 새로운 상품을 만들겠단 것이다. 크레딧 빌드업은 차주가 성실하게 상환하면 다음 대출에선 금리를 깎아주는 징검다리 방식의 상품이다.
현실에선 차주가 다음 대출 단계로 넘어가는 등 실질적 작동이 어렵다는 게 김 원장의 문제의식이다. 이에 단계마다 다시 사다리 역할을 하는 대출 상품을 만들겠단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2금융권의 중금리 대출 상품인 '금융사다리 대출'과 시중은행 중금리 대출인 '금융 사다리 뱅크'가 가안으로 거론된다.
김 원장은 "아직 금융위원회와 논의 단계는 아니지만 실무는 우리가 잘한다"며 "아이디어가 생기는 단계부터 금융위에 허락받고 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