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Sh수협은행장은 올해를 "지속성장이 가능한 기반을 만드는 시기"라고 규정했다. Sh수협자산운용이 순이익을 내는 기틀을 마련하는 한편 추가적인 M&A(인수합병)도 추진한다. 내부등급법 도입에 따라 자산 증대 여력이 확보되면서 대출자산을 3조4000억원 늘리는 목표를 세우고 지점별 특화상품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수협은행은 지방은행과 같은 지역거점도, 시중은행처럼 대규모 조직도 없다. 하지만 경쟁상대는 시중은행들이다. 그래서인지 신 행장과의 인터뷰 내내 절박함이 느껴졌다. 신 행장은 다른 은행과의 차별화를 위해 내부의 이견을 무릅쓰고 지점장들을 본부 수석 심사역으로 불러들였다. 영업 경험을 갖춘 수석 심사역들이 들어와 보다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졌다.
다음은 신 행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해에 당기순이익이 3100억원을 넘었습니다.
▶수협은행의 자산은 65조원 수준입니다. 자산이 적은 은행은 금리가 떨어지는 시기에 이익을 늘리는 게 불가능에 가깝지만, 건전성 관리와 사업 다각화가 효과를 봤습니다. 그동안 금리가 떨어질 때는 은행 혼자 있으니 수익을 내기 어려웠습니다. 공적자금을 조기 상환하고 경영 자율성을 확보한만큼 사업 다각화가 필요합니다. 올해는 수익을 내는 성장의 기반을 다지는 시기가 될 것입니다.
-자산운용사를 인수했는데, 올해 본격적으로 수익에 기여할 수 있을까요.
▶은행의 유가증권 3조원 가량을 위탁하면서 올해 20~30억원 수준의 흑자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수협중앙회가 운용하는 자산도 들어온다면 더 수익을 키울 수 있습니다. 특히 대체투자를 늘리기 위해 대체투자 전문 대표이사를 채용했고 대체투자 전담 팀을 꾸리고 있습니다. 주식은 모든 자산운용사가 하지만, 대체투자는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은행의 자회사가 되면서 조달금리가 기존 6~7%에서 3~4%로 개선돼 대체투자 부문에서 수익성도 상승할 수 있습니다.
-내부등급법이 승인되면서 인수여력도 커졌는데, 다음 M&A도 준비중인가요.
▶증권사 혹은 캐피탈사를 연말쯤에 인수하기 위해 여러 매물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1순위는 증권사입니다. 내부등급법으로 인해 자본비율을 기준으로 1조3000억~1조4000억원의 여력이 생겼습니다. 수협중앙회에서도 큰 규모의 M&A에 동의하고 있고 은행의 M&A를 위한 증자에 긍정적인 분위기입니다. 우리도 큰 M&A를 할 수 있다는 방향으로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외형을 키우면서 동시에 영업에서는 시중은행하고 경쟁해야 합니다.
▶지금은 흔해졌지만 교회, 어린이집, 요양원 대출을 시작한 곳이 수협은행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경쟁은행과 다름을 추구하는 '차별화'가 은행의 DNA로 자리잡았습니다. 130여개 지점 대부분이 지점별 특화상품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곡·구리금융에서는 인근 농수산물 시장 내에 수산유통업자 대상 특화대출을 운영합니다. 또 영업점별 핵심거래처 임직원 특화대출, 직종 특화대출, 지역상권 특화대출 등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운 고객에게 최적의 조건을 제공합니다.
-차별화 DNA가 뭔가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영업마인드가 차별화돼 있어야 합니다. 타행과 다른 기업을 봐야 하고, 같은 기업이라면 다르게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교회대출도 남들이 보지 않는 곳을 보다 빨리 보는 역량 덕분에 만들 수 있는 상품이었습니다. 은행장 취임 후 지점장을 거친 인력 8명을 본점의 수석심사역으로 배치했습니다. 어려운 구조의 여신을 빠르게 결정하기 위해서입니다. 대출구조가 어려워도 회피하지 말고 하자는 것입니다. 심사 능력이 뛰어난 지점장급 인력을 두자 '어려운 여신'을 더 취급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대출자산을 3조4000억원 규모로 늘릴 계획인데, 5월까지 2조2000억원이 늘었습니다.
-심사역들이 신속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대우도 필요합니다.
▶심사역이 판단한 건에 대해서는 고의가 아니라면 책임을 묻지 않습니다. 제가 수협은행 1기 심사역이었는데, 그때부터 전통적으로 심사역의 독립적 판단에는 은행장도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모 대기업 계열사에서 5000억원 규모 지급보증도 심사역이 판단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적자 상태였지만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 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수석심사역 8명과 다른 심사역 30명을 영역별로 유닛으로 묶어 노하우를 전달받도록 조직도 구성했습니다.
-고객 확보가 이슈인데, 비금융 플랫폼과의 임베디드 금융이나 타금융사와 협업을 준비하고 있나요.
▶내달 1일부터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적금 상품을 새롭게 내놓습니다. 비금융권과의 임베디드 금융을 접목하는 최초의 사례입니다. '아모레 세일 페스타' 기간에 맞춰 고객이 수협은행을 찾도록 맞춤형 유인책을 제공할 것입니다. 최근 파트너십을 맺은 대신저축은행과 코람코자산신탁과의 협업도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해 협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생산적금융의 원년에 수협은행이 추구하는 생산적금융은 무엇인가요.
▶부동산이 아닌 국가 산업 경제에 도움이 되는 분야로 금융이 흘러가게 하는 것입니다. 넓은 의미에서 주택금융과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을 제외한 기업금융은 대부분 생산적 금융이기 때문에 은행들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입니다. 올해 순증을 계획한 3조4000억원의 대출자산 중 약 70%인 2조4000억원을 생산적금융에 투입할 것입니다. 4월말 기준으로 전체 대출 잔액의 52%인 생산적 금융 비중을 중기적으로 6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포용금융과 관련해 저신용자에게 고금리를 받는 현재 금융권의 관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은행 입장에서 리스크를 생각하면 당연하지만 고객 입장에선 결론적으로 문제라고 지적할 수 있습니다. 저신용자와 고신용자가 똑같이 3년에 10억을 빌려서 3년 뒤 다 갚았다면, 저신용자는 애초에 상환력이 동일했다고 은행에 주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저신용자 중에 부실이 1%가 안 되기 때문에 은행의 상환력 평가가 자의적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저신용자에 대한 RWA(위험가중자산) 가중치가 높아 충당금을 더 쌓도록 한 제도상 문제로 이어집니다. 현행 제도상 은행은 9등급에게 금리를 더 받지 않으면 손해가 나고 1등급에겐 낮게 받아도 이익이 나게 돼 있습니다. 시스템상 9등급이어도 은행이 자체 판단으로 등급을 높일 수 있어야 하는데 규제상 제한돼 있습니다. 시스템이 아니라 은행의 자체적인 판단으로 상환력을 인정해주는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올해가 끝날 때 수협은행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싶은가요.
▶수협은행이 가졌던 차별화와 신속성이 꾸준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또 다른 차별점을 찾을 것입니다. 시중은행이 했던 대로 M&A를 통한 사업 다각화만으로 차별화를 지속할 수 있을 지 고민이 됩니다. 그래서 모든 면에서 차별화의 개념을 넣고 있습니다. 시중은행보다 우리가 조금 느린 면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수협은행은 더 다르게 더 수준 높게 변화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