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의료비를 보장하는 실손의료보험에서 지난해 1조8700억원의 적자가 났다. 도수치료 등 근골격계 질환으로 지급된 보험금이 2조7000억원으로 전체 보험금의 15.8%를 차지했다. 특히 로봇수술 등 고액비급여 의료비가 급증해 상급종합병원에 지급된 실손보험금이 대폭 늘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실손보험에서 1조870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3일 밝혔다. 실손보험 적자는 전년도 1조6200억원 대비 15.6% (2500억원)확대됐다.
보험료 수익은 전년 대비 1조6000억원 늘어난 18조원을 기록했으나 같은 기간 지급보험금이 1조8000억원 증가한 17조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폭이 확대된 것이다. 여기에다 손해조사비 및 사업비 등 비용도 2조9000억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발생손해액을 보험료 수익으로 나눈 경과손해율은 101.0%로 전년 99.3% 대비 1.7%P(포인트) 올라가 손익분기점 85% 에서 더 멀어졌다. 세대별로는 3세대가 120.0%로 가장 높았고, 이어 4세대 115.1%, 1세대 102.3%, 2세대 93.1%를 각각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보험료 조정 효과가 누적된 1세데와 2세대 손해율이 낮았다.
실손보험 계약은 총 3622만건으로 전년도 3596만건 대비 26만건(0.7%) 늘었다. 2세대가 1494만건으로 전체의 41.2%를 차지했다. 3세대는 783만건(21.6%) 4세대 641만건(17.7%) 1세대 618만건(17.1%)로 집계됐다.
지급 보험금 상세 내역을 살펴보면 대표적인 비중증 치료인 도수치료(근골격계질환) 관련 보험금이 2조7000억원(15.8%)으로 암·뇌·심혈관질환 관련 보험금 2조6000억원(15.0%)을 상회했다. 영양제 등 통원 비급여주사제 보험금(6.1%)도 1조원으로 전체 지급액 중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아울러 로봇수술, 전립선결찰술, 하이푸시술 등 신의료기술 관련 비급여 보험금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72.4%, 64.6%, 46.0% 늘었다.
세대별로 자기부담률을 감안한 1인당 비급여치료비 사용액은 1세대 44만원, 2세대 35만원, 3세대 27만원, 4세대 21만원이었다.
의료기관별로는 보험금 지급액은 의원의 비중이 32.0%로 가장 높았고 병원 21.8%, 종합병원 17.6%, 상급·종합병원은 23.8%를 기록했다. 다만 상급병원과 종합병원의 보험금 증가율이 각각 19.4%, 13.4%로 가장 높았다. 이는 로봇수술 등의 고액 비급여 치료비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로봇수술금 증가율은 72.4%로 해당 보험금의 80%가 상급종합병원에 지급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급보험금 증가폭이 보험료 인상율을 상회(손해율 악화)했다"며 "이는 신의료기술 등 일부 고액 비급여 치료의 큰 폭의 증가 등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손해율이 악화되면 보험료가 오르는 것 뿐 아니라 분쟁이 증가해 소비자 피해가 유발될 수 있다. 보험사들이 과잉 의료이용 등에 따른 손해율 악화에 대응해 보험금 지급기준 등을 강화할 경우, 분쟁 유발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보험금 분쟁 관련 회사별·유형별 분석 등을 통해 확인된 보험사의 부당한 심사행태 등에 대해 즉시 현장조사를 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달 출시된 5세대 실손보험 안착을 통해 과도한 비급여 진료 등의 억제에 나선다. 1세대와 초기 2세대 가입자들 대상 선택형 특약 가입 및 계약재매입도 오는 11월 실시한다.
오는 7월 이후 4세대 실손보험은 재가입 주기가 도래해 5세대로 자동 전환된다. 보장 축소 등에 따른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금감원은 사전 대비할 계획이다. 지난 2021년 7월 도입된 4세대 실손의 재가입 주기는 5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