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에 다시 긴장하고 있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연체율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최근 PF 사업장 정리에 속도를 내는 상호금융권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매각 추진 PF 리스트에 공개된 상호금융(새마을금고·농·수·신협 등)의 사업장 개수는 113개다. 감정가 합계로는 약 2조7000억원이다.
농협·수협·산림조합에서만 61개 사업장, 약 1조4560억원 규모를 보였다. 이어 새마을금고가 42개 사업장으로 가장 많았으며 감정가 규모는 약 1조1000억원이다.
1년 전 매각 추진 PF 리스트가 처음 공개된 당시 상호금융 사업장 수는 61개뿐이었다. 상호금융이 최근 PF 매각에 속도를 내면서 공개 사업장 개수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저축은행은 그간 부동산 PF 정리에서 성과를 보였다. 저축은행의 1년 전 PF 사업장 개수는 91개, 감정가 합계는 2조2670억원이었다. 현재는 32개, 8113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입찰이 시작되지도 못한 PF 사업장 개수도 같은 기간 23개에서 5개로 급감했다.
이처럼 2금융권이 부동산 PF 사업장을 정리해가는 상황에서 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이 변수로 떠올랐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고유가가 물가 상승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19.92로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특히 석유류 가격이 같은 기간 24.2% 상승했다.
일각에선 한국은행이 연내 두 차례, 내년 한 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0.25%포인트(P)씩 세 차례 금리를 올린다고 가정하면 내년 초 기준금리는 3.25%가 된다.
보통 PF 대출은 만기가 짧고, 브릿지론·토지담보대출은 차환이나 만기 연장에 의존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기존 대출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만기 연장 때 새로 적용되는 금리도 올라간다. 또 유가 상승은 운송·연료·석유화학계 자재 비용 등을 올린다. 원화 약세까지 겹치면 수입 원자재 부담도 커진다.
이처럼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커지면 PF 사업장의 상황이 악화하고 연체율이 다시 상승할 위험이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상호금융의 PF 잔액은 1조8000억원, 연체율은 0.17%다. 하지만 브릿지론 성격의 토지담보대출 잔액은 이보다 훨씬 많은 8조1000억원이다. 연체율도 29.3%에 달한다.
특히 지금까지 안 팔리고 남은 물건이라면 악성·장기 미매각 사업장일 수 있어 리스크가 더 크다. 대표적으로 천안농협의 강원도 콘도 사업장은 공개 이후에도 1년이 넘도록 매각되지 못했다. 아직 착공도 못 했는데 최초 감정가 1004억원에서 약 절반인 537억원으로 가치가 내려갔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자 비용의 경우 기준금리가 올라도 대주단끼리 협의해 사업장에 배려를 해줄 순 있다"면서도 "더 큰 위험은 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이다. 비용 상승으로 수지가 안 맞는 상황이 오면 사업장이 멈추거나 연체가 발생하는 상황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