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재취업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공직자들이 '못 간 자리'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낙선자들이 '낙하산'으로 주요 자리를 꿰찰 거란 관측도 나온다. 퇴직한 지 3년이 지난 '올드보이' 관료들이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7일 정부 부처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6·3 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선거에서 낙선한 인사들이 공직자를 대신해 금융 협회 등 자리를 차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윤리위)가 취업심사 문턱을 높인 것과 더불어 이미 이번 정부가 출범한 후 관료 출신들은 공직에서 퇴직한 후 갈 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금융 유관기관의 경우 관료 출신의 기관장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돌연 선임 절차가 뒤로 밀리면서 현 기관장이 6개월 가까이 임기가 자동 연장되고 있다.
최근 선출된 여신금융협회장의 경우 당초 금융당국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됐으나, 최종 후보군에는 빠졌다. 이 과정에서 관료 출신 인사를 배제하려는 '윗선'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연말에 임기가 만료되는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 주요 협회장 자리에도 관료 출신이 지원조차 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벌써부터 정치인 출신 협회장이 될 경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직 협회장은 아니지만 직전 생명보험협회에서 3선 국회의원 출신 인사가 회장을 맡은 적이 있다.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관료들은 속한 기관과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업무를 해 올라간 사람들이라면, 정치인은 모든 활동이 개인의 영달과 연관돼 회사가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치인이 와서 이력이 없는 '내 사람'을 자리에 앉히는 순간부터 내부로부터 비판과 동시에 업무 추진 능력을 상실하는 일도 잦다"고 덧붙였다.
취업심사 기간 3년이 지난 관료들이 다시 자리에 오는 경우를 두고서는 '산업의 역동성'을 따라갈 수 있겠냐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2017년 은행연합회장 선출 당시 전 재정경제원 장관 등 70대가 넘는 '올드보이 관료'들이 후보에 이름을 올리면서 금융권의 이목을 끈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은행연합회 이사들은 '제4차 산업혁명'에 적절한 인사가 아니라는 이유 등을 들어 올드보이들을 최종 후보 리스트에 올리지 않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교수 출신과 마찬가지로 현장성이 떨어지는 올드보이들이 업무에 곧바로 적응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며 "생성형AI 등 각종 미래산업 키워드가 떠오르는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현직자를 두고 굳이 올드보이를 데리고 오려면 엄청난 거물급이 아닐 경우엔 납득이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