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안이 차기 KB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위한 숏리스트 선정 직전인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 나온다. 삼성전자의 5억원 사내 대출로 동탄 등 수도권 집값이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연간 9조원 규모의 보험사기와 대포통장 등 불법사금융을 근본적으로 단속하는 AI(인공지능) 기반의 플랫폼도 추진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회사 지배구조와 관련해서 정부 라인에서 전체적으로 검토된 최종안이 보고됐다"며 "7월3일 KB금융의 숏리스트가 나오는 걸로 아는데 그 전에 발표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에 대해 '부패한 이너써클' 비판 이후 금융당국은 금융회사 CEO 승계절차, 사외이사 등 이사회 구성, 성과보수 체계 등과 관련한 개선안을 논의해 왔다. 당초 이 원장은 지난 4월 발표할 것으로 공언했으나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런 가운데 BNK금융·신한금융·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가 이미 끝났다. 다만 개선안은 차기 KB금융 회장 선임에는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금융지주 회장 3연임과 관련해선 "법이 좀더 강화된, 일부 보완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3연임 관련해 이번에 마무리 되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지난 3월 금융당국이 대략적으로 밝힌 모범규준 개선안에는 3연임 제한에 대한 언급이 없었지만 이번 개선안에 포함된다는 뜻이다. 다만 법으로 아예 3연임을 제한할지, 모범규준 등으로 정할지는 구체적인 방법론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원장은 또 "(올 하반기)지주 회장 선임 뿐 아니라 행장 선임 관련 절차가 다수 예정돼, 지배구조 개선 관련 모범규준 뿐 아니라 법률 개정안을 다 망라할 과제"라며 "제도·법제화 시기는 (국회)상임위원회 구성이 완료되는 7월부터 하는데 입법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지배구조 개선안이 회장 뿐 아니라 은행장 선임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의미다. 올 연말 4대 시중은행장과 NH농협은행장 등 5인 모두 임기가 줄줄이 만료된다.
금감원이 최근 우리금융을 시작으로 4대 금융지주의 사회공헌 내역을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금융지주 회장 '견제'를 위한 차원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에 이 원장은 "기업 이미지 광고를 사회공헌 활동으로 포장하고 있다는 (국회)지적이 있어, 공시하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과 실제가 맞는지 점검하는 것"이라며 "별도의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삼성전자의 5억원 사내대출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기업 복지 영역을 금융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스템에 연결할 수 있느냐, 고민이 있었다. 마음같아서는 하고 싶지만 자본주의 체계에서 한계와 고민이 있다"며 DSR 규제를 사실상 검토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삼성전자는 사내대출에 대해 선순위로 120% 수준의 근저당 설명 및 국민평형(전용면적 85㎡ ) 이하로 대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렇게되면 현행 대출규제 하에서도 추가 대출이 거의 막힌다.
이 원장은 다만 "보증서 발급하는 형태로 대출을 하거나 저당권 설정하는 부분이 있는데 접근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저당권을 설정하면 DSR 편입 여지가 선후에 따라 달라지지만 이 부분에 대해 금융위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되는지 관계부처들과 보조를 맞춰 보고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 공익을 위해 규제가 부분적으로 필요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선택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의 월세화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정상화·구조적 변화 과정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이 원장은 "정부는 전세제도를 일종의 부동산 버블과 관련해 역할을 하는 원인 중 하나로 판단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주거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위해 정부가 여러가지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공급 및 세제, 소득공제 등에서 정책적인 보완책을 준비중에 있다는 설명이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과징금을 1조4000억원에서 6000억원대로 대폭 낮춘 배경에 대해 이 원장은 "금감원의 권한으로는 과징금을 아무리 줄여도 1조4000억원에서 내려갈 방법이 없었다"며 "다만 최근 법 시행 초기 계도기간 중 발생한 사안에 대해 나름의 의무를 이행했다면 고의 중과실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와 이를 감안해 6000억원 남짓으로 수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취지가 제재 실효성 유지도 있다면, 소비자 피해 회복을 위한 것도 한 축"이라며 "양쪽의 취지를 균형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과징금 감경이) 사후적으로 부절적한 딜을 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연간 9조원에 달하는 보험사기와 민생관련 불법금융 및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AI 플랫폼 구축도 공론화 했다. 보험사기는 현재 연간 9조원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보험 계약정보와 의료 데이터, 범죄 이력 등을 유기적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없어 공범까지 잡는데는 역부족이다. 연간 적발 금액은 1조원에 그친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보이스피싱을 잡기 위한 AI 플랫폼(ASAP·AI-based anti-phishing Sharing & Analysis Platform)을 실행 중이다. 이 원장은 "실손의료보험 관련, 진료를 안했는데 기록을 위조하면 요양 급여 데이터를 크로스 체크해서 찾는 것은 이미 구축했다"며 "건보 요양 데이터 뿐 아니라 경찰(수사 정보)과도 유기적으로 기획하면 범정부 차원의 ASAP로 할 수 도 있고, 보이스피싱에 보험사기, 민생범죄를 섹터로 두고 할지 고민해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