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원시적 약탈금융"이라고 비판한 '상록수'를 비롯한 유동화전문회사(SPC) 45곳이 보유한 1조원 규모의 연체채권이 새도약기금으로 넘어간다. 새도약기금 매각 이후엔 11만명의 추심이 중단되고, 상환 능력이 없는 경우 채권이 소각된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권이 보유·투자·관리 중인 유동화회사를 전수 조사한 결과, 개인 무담보연체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한 유동화전문회사는 총 167개사, 보유 연체채권은 5조980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28일 밝혔다.
이 가운데 46개사가 1조572억원 규모의 새도약기금 대상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새도약기금은 이재명 정부에서 만든 '배드뱅크'로 5000만원 이하, 7년 이상 장기 연체채권을 매입해 상환능력에 따라 채권을 소각하거나 원금 감면 및 분할상환을 하도록 하는 채무조정 기구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가 보유한 연체채권 약 16조원(113만명)이 새도약기금으로 넘어갔으나 유동화회사는 협약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사각지대가 생긴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003년 카드사태때 발생한 부실채권을 현재까지 추심하고 있는 상록수에 대해 "원시적 약탈금융"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금융위 조사 결과, 상록수가 보유한 새도약기금 대상 채권은 7235억원에 달했다. 이어 케이비스타 2817억원, 제네시스 258억원을 각각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위 3개사만 합쳐도 총 1조310억원(11만명)에 달한다.
금융위는 새도약기금 대상채권을 보유한 46개사 중 제네시스를 제외한 45개사와 1조314억원의 채권에 대한 매입 협의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 중 상록수, 케이비스타를 포함한 4개사의 대상채권(1조56억원)에 대해서는 이달 말까지, 나머지 41개사 대상채권(258억원)은 7월말 매입 예정이다.
새도약기금의 매입 즉시 추심은 중단되며, 매입채권 중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 취약계층 채무는 별도 상환능력 심사 없이 소각될 예정이다. 그 외 채권은 상환능력을 심사한 후 개인파산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환능력을 상실한 경우 1년 이내 소각하고, 그 외 상환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경우는 채무조정을 추진한다.
협의가 완료된 45개 유동화회사의 채권 매입을 통해 약 10만8000명이 추심 및 연체이자의 고통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경제활동 재개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는 유일하게 매입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제네시스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제네시스의 연체채권은 에이원자산관리대부가 100% 보유하고 있다.
2003년 카드사태 당시 설립돼 23년간 추심 및 회수활동을 이어온 상록수의 경우 새도약기금 미매각 잔여채권(채무조정 중 채권 등 약 1300억원)도 조속한 시일내 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매각 후 청산을 진행할 계획이다.
부실채권 유동화시장 전반에 대한 감시·감독도 강화할 예정이다. 2020년 2월 코로나19 발발 이후 발생한 연체채권에 대해서는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 외 매각 및 유동화가 전면 금지됐으나 2023년 5월 일부 저축은행 등의 건전성 우려 등으로 신용정보회사에 채권추심 위탁, 유동화전문회사의 제3자 재매각 금지 등 조건 하에 제한적으로 유동화 방식의 채권 정리를 허용한 바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유동화 시장은 자금시장 여건에 따라 시장과열 가능성이 있고, 특히 부실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경우 부실채권 가격 상승과 과잉추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면밀한 시장동향 점검과 필요시 제도개선 방안 등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