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할증료 폭등으로 항공권 관련 카드 실적이 급감했다. 일부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중동 사태 이후 최대 6배가량 뛰었는데 같은 기간 운수업 카드 이용 실적은 전년 대비 두 달 연속으로 크게 줄었다. 유류할증료 인상을 앞두고 항공권 선결제 수요가 지난 1분기에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과 5월 운수업 카드 승인 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두 달 연속 두 자릿수씩 감소했다. 4월 운수업 카드 승인 금액은 1조5400억원으로 전년 동월(1조7200억원)보다 1880억원 감소했다. 감소율로는 10.9%다.
5월 운수업 카드 승인 금액은 1조3700억원으로 전년 동월(1조5900억원) 대비 2270억원 줄었다. 감소율은 14.2%다.
카드 승인 금액이 전년 동월 대비 줄어드는 건 이례적이다. 경제가 성장한다면 물가 상승 등 영향으로 카드 승인 금액은 매해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실제로 지난 4~5월 업종별 카드 승인 금액에서 전년 동월 대비 액수가 줄어든 건 운수업이 유일했다.
운수업에는 육상운송·수상운송·항공운송 등이 포함된다. 지난 4~5월 '숙박 및 음식점업'과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결제 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으므로 여행 수요 자체가 줄었다고 해석하긴 어렵다. 결국 유류할증료 폭등으로 인한 항공기 결제의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일부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중동 전쟁 이후 약 6배 뛰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일본·대만 노선의 유류할증료는 지난 3월 2만1000원이었지만 5월에는 10만2000원까지 올랐다. 방콕·싱가포르·괌 노선은 같은 기간 3만원에서 18만원으로, 유럽·LA·시드니 노선은 7만9500원에서 50만1000원이 됐다. 대한항공의 국내선 유류할증료도 지난 3월 6600원이었으나 5월에는 3만4100원을 기록했다.
소비자들은 항공권을 미리 결제하는 방식으로 유류할증료 폭등의 부담을 피해 갔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운수업 카드 승인 금액은 5조490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8800억원) 대비 6100억원, 12.5% 증가했다. 1분기에만 운수업 카드 승인 액수가 크게 튄 것인데 유류할증료 인상에 대비한 선발권·선예약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권 관련 카드 승인 금액은 지난달 이후 천천히 회복될 전망이다. 6월의 카드 승인 통계가 집계되진 않았지만 아직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유류할증료도 5월에 정점을 찍은 후 지난달부터 천천히 내려오고 있다. 5월 50만1000원에 달했던 대한항공의 유럽·LA·시드니 노선 유류할증료는 이달 31만8400원까지 내려왔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항공 관련 수요가 지난 3월에 급증했다 4~5월에 감소한 건 맞다"며 "지난달부터 회복되고 있으나 3월 수준만큼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