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율 2배 올렸더니 세금은 최대 7배…금융권 덮친 '참교육세'

박소연 기자, 방윤영 기자, 김나경 기자, 김도엽 기자
2026.08.12 07:00

[금융권 상반기 교육세 급증](종합)

금융권 교육세 폭증, 문제는 불합리한 '과세 구조'…"제도 개선 절실"

금융·교육업권 교육세율 개정안/그래픽=김현정

올해 주요 금융그룹의 교육세 부담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정부의 교육세율 인상에 코스피 활황 등에 따른 영업수익 증가가 겹쳐졌기 때문이다.

정부의 세법 개정으로 올해 1월1일부터 과세표준(연간 영업수익) 중 1조원을 초과하는 금융·보험업체의 교육세율이 기존 0.5%에서 1%로 인상됐다. 종전 단일세율에서 1조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두 배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이번 인상으로 금융권 전체 세부담이 연간 약 1조3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더 심각했다. 5대 금융(KB금융·신한·하나·우리·NH금융)은 올해 상반기 8000억원이 넘는 교육세 '폭탄'을 맞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납부액 규모의 2.2배다. 과세 구간을 1조원 이상으로 한정했지만, 손익통산이 적용되지 않는 증권사의 경우 지난해 대비 증가세가 7배 이상에 이르는 경우가 발생하면서다.

5대 은행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올해 총 4970억원의 교육세를 냈다. 금융사는 확정되는 한 해 실적을 토대로 이듬해 2월까지 한 해의 교육세를 결산해 납부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론 2600억원의 교육세를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4839억원을 납부할 것으로 추산된다.

5대 금융그룹 교육세 납부액 추이/그래픽=김다나

전문가들은 교육세 인상으로 금융권의 교육세가 폭증했다는 결과보다, 당초 교육세 인상의 근거가 약하고 세금 산출 구조가 불합리한 게 근본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교육세는 교육에 필요한 재원을 징수하는 세금으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시설 확충과 교원 처우개선 재원을 확보하고자 마련됐다. 그러나 은행·보험의 수익과 교육 재원은 아무 연관성이 없단 점에서 논란이 이어져왔다. 최근 저출산 및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재정 수요가 감소하는 반면, 지방교육재정의 이월액 및 불용액은 매년 6조원에 이르는 실정이다.

정부는 "1981년 교육세 도입 이후 현재까지 과세체계 변동이 없었으므로 그간의 금융·보험업 성장률 등을 고려했다"고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금융·보험업의 성장세가 높기 때문에 세율을 높인다는 논리인데, 과세 근거가 빈약하단 비판이 제기됐다. 금융권에서도 사실상 정부의 금융사 옥죄기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지면서 '횡재세보다 더한 참교육세'란 말이 나왔다.

금융권에 매기는 교육세가 사실상 부가세의 개념을 갖고 있는데, 이를 누진 구조로 만든 것도 문제란 지적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교육세가 금융부문의 사실상 부가가치세 대체 과세 개념으로 도입된 것인데 부가가치세에 누진 구조를 적용하는 경우는 어디에도 없다. 매우 부적절한 구조"라고 밝혔다.

금융권이 정부의 불합리한 세제 개편에 맞서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어야 한단 지적도 나왔다. 증권사의 교육세 급증은 세율 인상 자체보다 손익통산이 인정되지 않는 과세표준 산정 방식의 구조적 결함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보험사도 유가증권 운용자산에 대한 익스포저를 보유하고 있어 증권과 동일한 구조적 결함을 일부 공유하고 있다.

김 교수는 "누진 구조를 도입한다면 손익통산을 적용한 순이익 기준 과세를 확실히 요구했어야 한다"며 "작년 7월에 세제개편안이 공개됐을 때 금융권에서 더 적극적으로 여론을 조성하고 제도개선을 얘기했어야 하는데 과연 적극적으로 움직였는지 의문이다. 이미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된 후 세금을 납부해야 할 시점에 문제제기 해봐야 반영되기 어렵다"고 했다.

야권에선 과도한 교육세 부담을 정상화하는 취지의 교육세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여소야대 국면에서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과세표준 1조 원 초과 구간(1.0%)을 전면 폐지하고, 종전과 같이 전 구간에 0.5% 단일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최 의원은 "교육재정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금융·보험업권에만 징벌적으로 세율을 인상한 것은 명분이 없다"고 했다.

6개 대형증권사, 올해 교육세 '3400억' 폭탄…"사실상 횡재세"

올해 6개 종투사 교육세 전망치/그래픽=최헌정

올해 금융지주사 계열 증권사를 제외한 상위 6개 증권사가 부담해야 하는 교육세가 3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교육세가 사실상 초과이익에 과세하는 이른바 '횡재세'로 작용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게다가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유동성 공급자(LP)로 활동하는 증권사가 LP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수록 세금이 늘어나는 구조여서 과세 구조가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 증권사 교육세, 전년대비 7배 급증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시뮬레이션 결과 올해 부담해야 하는 교육세액은 3394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교육세액 460억원 대비 7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6개 종투사는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메리츠·키움·대신증권이다.

올해 교육세액 규모는 지난 1분기 실적에서 주식매매이익·집합투자증권매매이익에 인상된 교육세 1%를 적용해 올해 전체 세액을 추산한 것이다. 지난해 교육세법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과세표준 1조원을 초과한 금융회사에 대한 교육세율이 기존 0.5%에서 1%로 2배 인상됐다.

상반기 증시 활황으로 호실적을 기대한 증권사는 교육세라는 복병을 만났다. 하반기 들어 거래대금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교육세까지 더해지며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증권업계는 키움증권에 대해 지난 2분기 실적 호조에도 교육세 부담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장영임 SK증권 연구원은 "세금·공과금이 1분기 182억원에서 2분기 839억원으로 증가했는데 이 중 약 600억원이 교육세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ETF LP에 강점이 있는 키움증권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과거 대비 커진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요소가 다소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도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하고도 목표주가는 하향 조정됐다. 교육세 영향으로 지배주주순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결과 등이 반영됐다.

◆ "비용 제외한 '이익' 기준으로 세금 부과해야"

업계는 교육세 산정식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증권사가 ETF 시장에서 LP 역할을 수행할수록 세금이 불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증시 활황에 따른 ETF(상장지수펀드) 자산 팽창으로 증권사들의 '시장 조성' 역할이 더 커졌는데 오히려 교육세 폭탄으로 돌아왔다는 불만이 거세다.

증권사들은 ETF 시장에서 LP와 헤지거래를 동시에 수행한다. 상장 종목별로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하고(LP),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한 반대 포지션 매매(헤지)를 하면서 ETF 시장에서 인프라 조성 역할을 한다. 증권사가 LP거래에서 수익을 내도 헤지거래에서는 손실이 나서 결과적으로는 LP·헤지 거래 전체로 보면 이익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수 등락에 따라 매매수익 100억원을 거뒀더라도 손실이 50억원 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교육세는 매매이익에만 과세하고 손실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LP거래 수익 따로, 헤지거래 수익 따로 과세해 증권사들의 LP거래가 많아질수록 교육세 부담이 급증한다. 예시처럼 실질적으로 손익은 50억원에 불과하지만 수익 100억원에 대해 과세한다. 올해 1분기 ETF 거래대금 1049조원 중 LP 거래 비중은 24%인 256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으로 LP를 담당하는 증권사의 부담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일체인 LP·헤지거래를 별개로 평가해 영업손실(비용)이 과세표준에 반영되지 않는다"며 "증권사의 실제 영업이익과 무관하게 교육세 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각 사의 교육세 부담으로 ETF LP거래가 위축되면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LP 거래에 따라 교육세 부담이 늘기 때문에 오히려 ETF 시장 조성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다. LP거래가 줄어 ETF에 호가 공백이 발생하면 가격이 왜곡돼 투자자의 손실 위험이 커진다.

이에 업계에서는 교육세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LP·헤지거래에 대해서는 실질이익을 기준으로 과세해야 한다고 본다. 영업수익에서 영업비용을 제외한 이익을 기준으로 하는 손익 통산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업계는 협회를 중심으로 시장 조성 성격이 강한 거래에는 손익통산 방식을 적용해달라고 세제당국과 국회에 건의해왔다. 정부 세제개편안에 반영되지 않은 만큼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손익통산법 반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2조' 상생금융 끝나니 출연·배상·포용까지…은행권 부담 눈덩이

최근 주요 금융 관련 정책에 따른 은행권의 출연 부담/그래픽=김지영

은행권은 교육세 인상뿐 아니라 정부 정책에 따른 각종 출연과 금융지원 부담까지 짊어지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2조원대 상생금융을 추진한 데 이어 이재명 정부에서도 배드뱅크 출연, 서민금융 출연금 인상, 포용금융 확대 등이 이어지면서 은행권의 정책비용 부담이 누적되는 모습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지난해 출범한 새도약기금에 지난 1월까지 3600억원을 출연했다. 새도약기금은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 장기연체채권을 매입해 채무조정·소각하는 배드뱅크다. 은행권 출연금 3600억원은 전체 민간기여금 4400억원의 80%를 웃도는 규모다.

저신용자를 위한 햇살론 상품 등을 제공하기 위해 서민금융진흥원에 내는 출연금도 늘었다. 지난 4월 시행된 서민금융법 시행령 개정으로 은행권 공통출연요율은 가계대출 잔액의 0.06%에서 0.1%로 올랐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연간 출연금은 기존보다 1345억원 늘어난 3818억원이 될 전망이다. 금융권 전체 출연금 6321억원의 60% 수준이다.

출연요율을 추가로 높이는 방안도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요율이 0.2%로 올라가면 은행권 출연금은 최소 6728억원, 0.3%를 적용하면 최대 1조92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출연금이 늘어나는 가운데 은행이 그 비용을 대출금리에 전가하기도 어려워졌다. 지난 7월 1일부터 개정 은행법과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은행은 신보·기보·지역신보 출연금은 물론 서금원 출연금과 교육세 등 법정 비용을 대출금리에 반영할 수 없게 됐다.

앞으로 예고된 추가 부담도 산적한 상황이다. 우선 서민금융안정기금 신설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0.1%의 출연요율을 규정한 출연 의무는 오는 10월 8일 종료될 예정이다. 기금이 만들어지면 정책서민금융에 필요한 재원을 금융권이 지속적으로 분담하는 구조가 된다.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책임제도 추가 부담 요인이다. 금융회사의 고의·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 범위에서 피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법안에는 피해 보상 한도를 최대 5000만원 범위에서 정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직접적인 출연금 외에 포용금융 부담도 커지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2030년까지 총 70조7672억원의 포용금융을 공급하기로 했다. 5대 금융은 올해 상반기에만 11조2912억원의 포용금융을 공급했고, 아울러 연체채권 2조2653억원에 대해서는 자체 채무조정을 진행했다. 포용금융 가운데는 실제 출연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농협금융은 1000억원을 출연해 올해 중에 NH미소금융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다.

은행권에서는 지난 정부의 '상생금융' 이상으로 이번 정부에서의 '포용금융'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선 윤석열 정부에서 은행권은 상생금융을 명분으로 2조1000억원대 자금을 공급했다. 이 가운데 1조5000억원은 개인사업자·소상공인에 대한 이자 환급에 사용됐고, 2214억원은 서민금융진흥원 출연에 쓰였다. 저금리 대출과 각종 사회봉사 재원 등을 제외한 이자 환급과 출연 등 직접적인 재원 부담만 합쳐도 1조7000억원을 넘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정부의 상생금융이 일회성 지원이었다면 지금은 서민금융 출연과 포용금융 확대 등 지속적으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라며 "은행의 수익성과 자본여력에 부담이 커진다면 주주나 고객에게 다양한 형태로 부담이 전가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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