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불편 우려…금융위, 법원 '스크레이핑 차단' 대응방향 찾는다

김미루 기자
2026.08.12 11:40
금융위원회. /사진=뉴스1

금융당국이 대법원의 스크레이핑 차단 계획에 따른 금융소비자 불편을 줄이기 위한 대응방향을 찾는다. 스크레이핑이 막히면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등 비대면 금융거래 과정에서 소비자가 각종 증명서를 직접 발급해 제출해야 하는 데다 정책금융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오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금융협회, 금융회사, 유관기관과 '스크레이핑 차단 관련 금융권 점검회의'를 열고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개정과 대법원 스크레이핑 차단 계획에 따른 대응방향을 논의했다.(머니투데이 7월13일 "10년 전 '종이서류'로 회귀"…금융권 '서류 자동제출' 멈춘다 참조)

스크레이핑은 인터넷 화면에 표시되는 증명서 등의 정보를 자동으로 추출해 활용하는 방식이다. 금융권에서는 비대면 금융거래 과정에서 소비자가 행정서류를 직접 제출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특히 주담대와 전세대출, 미성년 자녀 통장 개설, 상속인 조회 등을 할 때 가족관계 등을 확인하기 위해 대법원 시스템에서 관련 정보를 스크레이핑하고 있다. 소비자의 동의를 받아 증빙서류 제출을 대신하는 방식이다.

금융권은 대법원 등의 스크레이핑이 제한될 경우 비대면 업무 전반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가 가족관계증명서 등 관련 서류를 직접 발급받아 금융회사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면 창구가 많지 않은 인터넷전문은행은 업무 전반에서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서민·취약계층을 위한 정책금융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는 무주택자와 신혼부부 등의 자격 요건을 스크레이핑 방식으로 확인하고 있다. 스크레이핑이 차단되면 주택 구입이나 전세자금 지원이 늦춰져 정책금융 이용에 애로사항이 발생할 수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개인정보의 안전한 보호와 전송을 위해 스크레이핑을 차단한다는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했다. 다만 비대면 금융거래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국민 불편과 혼란을 줄이려면 공공 마이데이터 등 스크레이핑을 대체할 수단을 마련할 충분한 준비 기간을 거쳐 단계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금융회사들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스크레이핑 보안체계와 내부통제 현황도 점검했다. 금융회사들은 정보 수집·전송·보관 과정에서 적용하는 보안조치와 접근통제, 정보보호 관리체계 등을 공유했다.

금융위는 향후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가며 대법원의 스크레이핑 관련 계획 등에 따른 국민 불편과 금융서비스 차질을 최소화할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