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마이데이터 과금액이 올해부터 줄어든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정보 전송에 따라 해마다 수백억원을 나눠서 부담한다. 이 비용 부담이 마이데이터 사업을 접게 만드는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과금 부담이 줄면서 앞으로 마이데이터 사업 모델이 안착할지 주목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부담하는 과금액이 상당 부분 줄어든다. 올해 3년 만에 다시 진행된 원가 조사에서 비용이 꽤 감소했기 때문이다.
고객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누리려면 사업자는 은행·카드·보험사 등 정보제공기관으로부터 데이터를 전송받아야 한다. 이 고객 정보를 전송하기 위해 구축한 전산망의 개발·운영비를 매해 정보제공기관에 납부해야 하며 각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분담한다.
가령 고객이 토스와 같은 핀테크 플랫폼에서 A 은행 계좌를 연결하면, A 은행은 토스 요청에 따라 잔액과 거래 내역을 보낸다. 이때 필요한 서버와 보안·운영 시스템 비용을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부담하는 것이다.
신용정보원은 마이데이터 전송에 따른 과금 체계를 만들고 2023년 처음으로 원가 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2023년 282억원의 과금액이 책정됐다. 이듬해에는 이보다 늘어난 328억원으로 정해졌다.
원가 조사는 3년마다 진행되며 올해 재조사가 이뤄졌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1년간 데이터 전송량에 따라 연말에 관련 비용을 납부하는데 올해 재산정된 원가가 적용되면서 이 액수가 줄어들 전망이다.
원가가 줄어든 건 마이데이터 초기 시스템 구축비 등이 많이 빠져서다. 2023년 첫 조사 때는 전체 원가가 1293억원이었으며 이 중에서 시스템 구축비가 372억원이었다.
또 원가 조사를 더 철저하게 해 운영비를 효율화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비용에 대한 증빙을 강화해 확실한 부분만 인정하는 등 원가 산정을 더 꼼꼼하게 했다"며 "3년간은 기존보다 부담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전송에 따른 과금은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큰 부담이었다. 아직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마땅한 수익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비용만 나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차례대로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반납했다. 대기업 그룹인 SK와 LG도 각각 SK플래닛, LG씨엔에스를 통해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끝내 사업을 접었다.
마이데이터 과금은 특히 핀테크 기업에 부담이 더 크다. 은행·카드·보험사 등 전통적인 금융사는 정보제공기관이면서 동시에 마이데이터 사업자이기도 하다. 한쪽에서 마이데이터 과금을 납부하면 다른 쪽으로 다시 그 돈을 받아 가는 셈이다. 반면 금융 정보를 많이 보유하지 못한 핀테크는 주로 비용을 내기만 한다.
핀테크 업계는 아직 감액 규모가 확실하지 않은 만큼 앞으로의 영향력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핀테크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과금 부담이 낮아지면 기업 입장에선 나쁘지 않다"면서도 "얼마나 줄어드는지에 따라 실질 체감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