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에 농협·우리, 경북에 KB까지...치열해진 지방금고 쟁탈전

김도엽 기자
2026.09.13 05:45

-전남광주특별시 금고, NH농협·광주은행 이어 우리은행까지 '적극 검토'
-경북도 금고에 참가한 KB국민은행에 iM뱅크는 '철회' 요구도

금고 관리 은행 선정을 앞둔 광역자치단체/그래픽=윤선정

25조원 규모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금고 선정을 앞두고 은행권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임시 1금고를 차지한 NH농협은행과 57년간 옛 광주시 1금고를 지켜온 광주은행의 재격돌이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은행도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경북도금고에는 기존 농협은행과 iM뱅크에 KB국민은행이 도전장을 내는 등 지방자치단체 금고를 둘러싼 은행권의 영토 경쟁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이르면 이번주 중 차기 금고은행 선정을 위한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번에 선정되는 금고은행은 지난 5월 선정돼 올해 말까지인 임시 금고와 달리 2030년까지 4년간 통합특별시의 재정을 관리하게 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올해 재정 규모는 약 25조원에 달한다.

현재 임시 1금고를 맡은 농협은행과 옛 광주시 1금고를 57년간 지켜온 광주은행이 다시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금고 선정을 앞두고 평가 기준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박진한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특별시 의원은 금융기관의 지역 내 영업망을 평가할 때 단순 점포 수가 아니라 시·군·구별 분포를 평가하도록 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다. 광주 도심에 영업점이 집중된 광주은행보다 전남 시·군까지 폭넓은 영업망을 갖춘 농협 측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합특별시의회는 지난 8일 정례회의에서 해당 조례를 검토했다. 통합 이후 처음으로 의회가 정식 구성된 만큼 관련 행정 절차에 속도를 낼 경우 개정된 기준이 이번 금고 선정 평가에 반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평가기준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임시 금고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는 농협은행의 영업망을 평가하면서 별도 법인인 지역농협 점포를 포함한 것을 놓고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반면 금융기관의 신용도를 평가할 때는 신용도가 낮은 지역농협을 포함하지 않고 농협은행의 신용도만 반영하면서 광주은행 측에서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여기에 다른 대형은행까지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경쟁구도는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은 공모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하나·국민·IBK기업은행도 공고 내용과 평가기준 등을 지켜보며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지방 금고를 향한 시중은행의 공세는 이미 다른 지역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약 15조원 규모의 경북도금고가 대표적이다. 경북도가 지난달 12~13일 차기 금고은행 신청을 받은 결과 기존 1금고인 농협은행과 2금고인 iM뱅크뿐 아니라, 국민은행도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에 iM뱅크는 공개적으로 국민은행을 향해 '상생'을 이유로 금고 제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시중은행이라고 모두 지방 금고 확장에 적극적인 것은 아니다. 신한은행은 2023년 광주 지역 대표 사학인 조선대학교 주거래은행 사업권을 광주은행으로부터 따낸 뒤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이후 광주은행과 '같이성장' 협약을 체결했고, 지역 금고 진출을 자제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은행들의 최대 과제가 되고 있는 만큼 대형은행들이 지방금고에 관심을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며 "지방은행 입장에서도 수신 기반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금고 사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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