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폐쇄 말라"는 당국 엄포에.. 은행들 지점→출장소 늘렸다

"점포 폐쇄 말라"는 당국 엄포에.. 은행들 지점→출장소 늘렸다

김도엽 기자
2026.09.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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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6개 은행 점포 수 추이/그래픽=김지영
국내 16개 은행 점포 수 추이/그래픽=김지영

은행권이 '지점'은 줄이고 '출장소'를 늘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점포 폐쇄 절차를 강화했지만, 인력이 줄어들고 관리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현실적인 상황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점포 폐쇄 관련 규제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비대면 금융서비스의 접근성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제기된다.

1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16개 은행의 올해 2분기 말 점포 수는 5505곳으로 지난해 말보다 2곳 늘었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지점은 4547곳에서 4482곳으로 65곳 감소했다. 반면 출장소는 956곳에서 1023곳으로 67곳 증가했다. 전체 점포 수만 보면 늘었지만 실상은 지점이 줄어든 자리를 출장소가 채운 셈이다.

지점과 출장소는 운영 규모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은행권 출장소의 평균 운영 인력은 약 4명으로 지점 평균 13명의 3분의 1 수준이다. 연간 운영비도 출장소는 약 10억원으로 지점의 약 30%로 알려졌다. 업무적으로도 지점은 기업금융을 비롯해 대부분 업무를 수행할 수 있지만, 출장소는 개인 고객 중심의 제한적인 업무를 수행한다.

은행들이 지점을 폐쇄하지 않고 출장소로 전환한 것은 금융당국이 점포 폐쇄 절차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2023년 4월 '은행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 2월 '금융접근성 개선을 위한 은행 점포폐쇄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3월부터 시행했다.

특히 올해 점포폐쇄 대응방안은 지역 주민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절차를 강화했다. 기존 지역 의견청취 절차는 은행마다 비교적 자율적으로 형식을 정할 수 있었다. 이에 올해부터는 최소 1개월, 자행 점포가 10㎞ 이내에 없는 경우 최소 2개월 동안 지역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문자·우편·점포 안내 등 2개 이상의 방식을 활용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창구도 마련해야 한다.

다만 지점을 출장소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규제가 없는 상황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기존 지점의 기능과 대면 접점을 일정 부분 유지하면서 인력과 운영비를 줄일 수 있는 선택지가 되는 셈이다.

한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서울 내에서도 관악구나 은평구 등 외곽 지점에 가보면 ATM으로도 가능한 입금 업무를 창구에서 보려는 어르신 고객이 수 명 있는 수준"이라며 "그럼에도 사전영향평가에 참여한 지역 주민들은 지점을 없애면 안 된다고 하니 폐쇄가 어려워 출장소로 축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은행의 지점 축소가 불가피한 배경에는 인력 감소도 있다. 5대 은행 임직원 수는 지난해 3월말 7만1431명에서 올해 3월말 7만441명으로 990명 감소했다. 은행 업무가 모바일·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채널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대면 영업점에 배치할 수 있는 인력도 줄어드는 추세다.

이같은 상황에서 은행권은 점포 폐쇄 규제가 소비자 입장을 지나치게 반영한다고 토로한다. 대표적으로 점포 이용 고객의 비대면 서비스 미가입 비율을 점포 폐쇄 영향도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 중 하나로 보는 점이다. 비대면 서비스를 거부하는 금융소비자의 선택까지 은행이 떠안게 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은행권도 비대면 금융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고령층 등 디지털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도 점포를 방문하지 않고 복잡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모바일 앱의 UI·UX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최초 점포 폐쇄 방안에도 앱 내 고령자 모드를 마련하고 소비자 교육을 확대하는 방안이 담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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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엽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도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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