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이재근 KB금융지주 부문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힌다. 은행권에서 드물게 수학을 전공해 숫자에 밝아 KB금융에서 재무부장, 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쳤다. 동시에 젊은 세대 직원과의 소통을 강조해온 수평적 리더십을 가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부문장은 1966년 서울에서 출생해 서울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서강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금융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은행권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흔치 않은 이공계 출신이다.
수학과 출신답게 숫자를 중시하는 성향은 업무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데이터를 활용해 조직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도 관심을 보였다. 2023년 초 경영전략회의에서는 저평가된 선수들을 데이터에 기반해 발굴하고 활용해 성과를 내는 과정을 다룬 영화 '머니볼'을 직원들에게 소개했다. 직원들과 현안을 논의할 때도 추상적인 표현보다 숫자와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경영 스타일은 이 부문장의 주요 경력과도 맞닿아 있다. 1993년 주택은행에 입행한 이 부문장은 KB금융지주 재무기획부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치며 재무·전략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이 과정에서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 우리파이낸셜 인수에 참여하며 KB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도 관여했다.
재무·기획 분야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만큼 조용하고 내성적인 '숫자형 CEO'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실제로는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데 적극적인 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 국민은행장 최초 후보로 추천될 당시 KB금융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 부문장에 대해 "현장에 스며드는 열린 소통과 MZ·디지털세대의 감성을 공감하는 수평적 리더십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KB금융 측은 2022년 주주총회 소집공고에도 이 부문장에 대해 "MZ세대와 디지털세대의감성을 아우르는 수평적 리더십으로 임직원들에게 높은 신망과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적시한 바 있다.
이 같은 면모를 보여주는 일화도 있다. 2023년 국민은행 본점에서 근무하는 경비·시설관리 등 근로자 500여명에게 건강식품을 선물했다. 코로나19 기간 마스크를 착용한 채 대면 업무를 이어온 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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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운영에서 강조해온 키워드 역시 '실행'과 '소통'이다. 2022년 은행장 취임 이후 실행력을 강조했고 이듬해에는 소통을 화두로 내걸었다. 2023년 신년사에서는 "리더들이 겸허하게 고객과 직원의 목소리를 들으면 조직 내부의 막힌 곳이 뚫릴 것이라며 '통(通)하는 2023년'을 만들자"고 주문했다.
은행장으로서 거둔 성과는 이번 회장 선임 과정에서 주요 평가 요소가 됐다. KB금융 측은 이 부문장이 3년간 국민은행을 이끌면서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영업 현장의 시스템화를 추진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2025년 국민은행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두며 리딩뱅크를 탈환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게 KB금융 측 설명이다.
은행장 임기를 마친 뒤에는 KB금융지주 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과 자산관리(WM), 중소기업(SME) 부문을 총괄했다. 재무·전략에서 시작해 영업과 은행 경영을 거쳐 지주 핵심 사업까지 영역을 넓힌 셈이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도 이날 이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하면서 은행과 비은행 전반을 다룬 경력을 주요 추천 배경으로 제시했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이재근 부문장은 금융산업이 재편되고 머니무브가 본격화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KB금융의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훌륭히 이끌어낼 만한 역량이 있는 CEO 후보"라며 "지주 부문장과 은행장을 맡으며 쌓은 은행과 비은행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에 더해 재무·전략·글로벌 부문 등에 대한 높은 식견과 통찰력까지 겸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부문장이 은행장과 지주 부문장을 역임하면서 보여준 성과와 경영능력은 그룹의 리더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추천배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