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출받을걸"…'하루 차이'로 주담대 이자 57만원 더 낸다

김도엽 기자
2026.10.15 16:27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3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 15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15일 은행에서 2억4900만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A씨와 하루 뒤인 16일 같은 금액을 대출받은 B씨. 두 사람이 같은 조건으로 6개월 변동형 주담대를 받았다고 가정하면 B씨는 A씨보다 연간 이자를 약 57만원 더 내게 된다. 16일부터 일부 은행에서 주담대 상품의 대출금리가 0.23%포인트(p) 오르기 때문이다.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3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탓이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43%로 전월(3.18%)보다 0.25%p 올랐다. 2022년 11월(0.36%p)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예·적금과 은행채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이를 준거금리로 삼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당장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16일부터 신규취급액 코픽스를 기준으로 하는 6개월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각각 0.23%p 인상한다. 금융당국이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요율 산정에 활용한 지난해 평균 주담대 대출액 2억4900만원을 기준으로 금리가 0.23%p 오르면 연간 이자 부담은 약 57만2700원 늘어난다.

코픽스 변화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6개월 변동형 상품 대출금리 변화/그래픽=김현정

이번 코픽스 급등은 은행들이 지난 9월 잇따라 예금금리를 인상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법인세 납부 등으로 기업자금이 대거 빠져나가자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개인 고객의 예금을 확보하기 위해 수신금리를 끌어올렸다.

코픽스가 마지막으로 이처럼 큰 폭으로 상승했던 2022년 말에도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급등했다. 당시 한국은행이 10월과 11월 기준금리를 각각 0.50%p, 0.25%p 인상한 데다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잇따라 올렸다. 이에 코픽스는 2022년 10월 0.58%p, 11월 0.36%p 급등했다.

문제는 코픽스가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은행들이 9월에 이어 10월에도 예금금리를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한은행은 지난 6일 최고 4.0% 금리를 제공하는 '슈퍼SOL 웰컴 정기예금'을 선보였고, 농협은행도 지난 13일 최고 3.9% 금리의 특판 예금을 출시했다.

이미 주담대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커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8월 신규 취급 분할상환식 주담대 평균 금리는 4.94%로 전월(4.66%)보다 0.28%p 올랐다. 2024년 10월(0.40%p)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6개월 변동형 주담대 상품 대출금리는 4.36~6.29%로 두 달 전(4.02~6.37%)보다 하단이 0.34%p 올랐다. 상단이 내린 것은 농협은행이 자체적으로 금리를 낮췄기 때문으로, 나머지 4개 은행의 대출금리는 상하단 모두 상승했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10월과 11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도 남아 있어 추가 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를 경우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과 주담대 금리에 상승 압력이 더해진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말이면 변동형 주담대 금리 평균이 5%를 돌파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이미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부담은 상당 부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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