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금융사에 3712억… 홍콩ELS 과징금 일단락

권화순 기자, 김미루 기자
입력 2026.11.05 03:00 수정 2026.11.05 03:00

금융위, 정례회의서 최종 의결
업계 최초 '금소법 위반' 사례
과태료 '33억9000만원' 확정
작년 2조원 통보후 대폭 감경
당국간 롤러코스터 논란 여전

홍콩 ELS 금융당국 과징금 제재 일지/그래픽=윤선정

금융위원회가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를 불완전판매한 13개 은행 및 증권사에 대해 3700억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를 최종 확정했다. 2023년 하반기 홍콩 ELS 손실 사태가 발생한 지 약 3년 만에 제재를 마무리 지었다.

이는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 제정 이후 첫 제재 사례로 금융위가 부과한 금전제재 중 역대 최대규모다. 다만 1조원 넘는 은행의 자율배상에도 불구하고 금융감독원이 '조단위'의 과징금 조치안을 내리는 등 무리한 제재를 밀어붙였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홍콩 H지수 ELS 은행·증권사 과징금·과태료 조치/그래픽=이지혜

금융위는 4일 정례회의에서 홍콩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 금소법을 위반한 7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우리·Sh수협은행)에 대해 3619억6000만원의 과징금 및 17억7800만원의 과태료 부과 조치를 의결했다. 6개 증권사(미래에셋·KB·신한투자·NH투자·한국투자·삼성증권)에 대해서는 92억8200만원의 과징금 및 16억1200만원의 과태료 부과 조치도 각각 의결했다. 이날 금융위가 13개 금융회사에 부과한 과징금은 총 3712억4200만원, 과태료는 33억9000만원에 달한다.

이번 과징금은 금소법 위반의 첫 사례이자 금융위가 부과한 역대 최대규모의 금전 제재다. 금융위는 "다수의 금융소비자와 관련되며 주요 금융기관이 대상이 된 금소법 위반 첫 사례"라며 "이번 결정으로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 등 금소법 위반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의한 엄중한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융위와 금감원간 '롤러코스터' 과징금 논란은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홍콩 H지수 급락으로 2023년 하반기부터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자 금감원은 그해 11월 은행 검사에 착수했다. 이후 2025년 2조원대의 과징금 부과 조치안을 금융회사에 통보했으며 올해 2월 제재심의위원회에서 1조4000억원의 과징금 제재를 확정했다.

하지만 금융위 반려에 따라 금감원장이 과징금을 6000억원대로 재산정했다. 제재심에서 확정한 과징금을 금융위가 반려하고 금감원장이 대폭 감경한 것은 이례적이다. 더구나 이는 금융위에서 2000억원 넘게 재차 감경됐다. 금소법 제정 이후 6개월간 비조치의견서 발급에 따라 중대한 위반이 아니라면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조항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고위관계자는 "은행이 1조2000억원 규모의 자율배상을 했는데도 금감원이 당초 약속과 달리 원장이 바뀌자 1조원대 과징금을 부과해 수용하기 어려웠다"며 "금감원의 무리한 제재로 인한 시장 혼란과 사회적 비용, 소비자 신뢰상실까지 연쇄적으로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금융위는 금감원이 제재심을 열기 전 금융위와 사전 조율하는 절차를 별도로 마련하는 금감원 혁신안을 조만간 발표한다. 홍콩 ELS 사례처럼 금융당국간 과징금 널뛰기 등을 사전에 막기 위한 차원이다.

한편 과징금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은행들의 행정소송 여부를 둘러싼 셈법이 복잡해졌다. 거액의 과징금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배임문제가 제기될 수 있지만 제재 수위가 대폭 낮아진 데다 소송 장기화에 따른 자본규제 부담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최종 제재 결과를 검토한 뒤 이사회 논의 등을 거쳐 소송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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