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벤처기업의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을 마련해주려는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 제도가 실시되더라도 과도한 투자자 보호 장치 탓에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서울 강동갑)이 대표 발의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크라우드펀딩법)을 보면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자는 해당 기업에 대한 사업계획을 비롯해 재무상황, 모집한 자금의 사용계획 등을 확인토록 하고 있다.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자가 벤처기업을 대신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조달해주는 단순 중개업자 역할을 넘어 해당 기업에 대한 실사 의무를 규정한 것이다. 벤처기업이 자금을 끌어모으려고 허위사실을 적었거나 사업성을 부풀려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경우를 방지하려는 투자자 보호 장치 중 하나다.
하지만 이는 크라우드펀딩의 본질과 동떨어진 독소조항에 가깝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스타트업(신생 창업기업)은 아이디어만 갖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사업계획 등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며 "결국 실사를 담당했던 중개업자는 투자자 피해 발생시 귀책사유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이유로 법이 시행되더라도 크라우드펀딩의 '기반시설'격인 중개업자가 참여를 꺼려해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년간 투자금을 환매할 수 없도록 한 조치도 벤처업계의 불만이 크다. 한 벤처기업 대표는 "투자금을 특정기간 찾지 못하게 되면 애초부터 투자금 모집이 활발해질 수 없다"며 "먹튀를 예방하자는 건 공감하지만 예측할 수 있는 부작용을 모두 고려해 규제를 두면 사장될 수 있어 사후 징벌을 강하게 하는 쪽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2년 미국의 '잡스법'(JOBS Act) 통과 이후 논의된 크라우드펀딩 법안은 2013년 6월 발의된 후 2년 가까이 국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벤처붐이 꺼지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피해가 컸던 부작용을 염려해서다.
신동우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 소위가 열리는 20일 이후 여야간 협의를 진행하면서 투자자보호와 관련된 내용이 좀 더 보완될 여지가 있다"며 "미국의 잡스법도 투자자보호와 관련해선 지금도 추가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큰 골격을 담아 법을 통과한 시킨 뒤 시행령 등을 통해 보완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