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에서 모피 재생업을 하는 윤씨(64세)는 반복되는 야근으로 무리하게 일을 하다 심한 감기에 걸렸다. 겨울 한 철 벌어 1년 가용할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는 형편이라 병원 갈 엄두도 못 낸 채 쉴 새 없이 일만 했다. 가래가 심해져 더 이상 숨쉬기조차 어려워지자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병원을 찾아갔다.
윤씨처럼 폐섬유화의 초기 증상은 감기나 폐렴처럼 사소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내버려두다가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폐섬유화는 폐 조직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염증이 발생해 흉터가 생겨 딱딱하게 굳는 병이다.
40∼70대 성인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초기에는 폐 용적이 많이 줄어들지 않아 호흡에 그다지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폐섬유화증의 조기 발견이 늦어지는 이유다. 병이 진행되면서 폐 용적이 좁아지고 점차 호흡이 힘들어진다. 또한, 마른기침과 함께 자주 숨이 차고 피로감을 느끼며 몸무게가 줄어든다.
폐섬유화의 원인은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자가 면역질환으로 보는 것이 최근 연구 결과이다. 자가 면역질환이란 외부의 박테리아를 죽여야 할 우리 몸 안의 항체가 몸속 정상 세포를 파괴해 병을 일으키는 현상으로 항체가 우군과 적군을 구별하지 못해 일어나는 질병이다. 유전적 요인도 일부 작용한다.
폐섬유화의 초기 단계는 산소 교환을 담당하는 폐포에 염증이 생기는 폐포염이다. 병이 진행됨에 따라 폐포는 파괴되고 흉터가 생겨 딱딱해진 뒤 기능을 못하게 되어 호흡 곤란이 발생한다. 허파가 딱딱하게 변하면 허파로 혈액을 보내는 심장 우심실의 부하가 커지는데 이를 폐동맥 고혈압이라 한다. 부담이 가중되면 결국 우측 심장성 심부전에 빠지게 된다.
폐포는 수많은 모세혈관으로 덮여 있으며 탄력 있고 얇은 한 층의 막으로 되어 있다. 3억~5억 개로 이루어진 폐포의 면적은 70~100㎡로 테니스 코트 절반에 해당한다. 폐포가 파괴되고 흉터가 생겨 딱딱해지면 이산화탄소가 나가고 산소가 녹아 들어가는 산소 교환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서 호흡 곤란이 오게 되는 것이다.
편강한의원 서효석 원장은 “딱딱해진 폐포를 재생시켜 탄력을 되찾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폐의 열기를 꺼주고 맑게 정화하면 튼튼해진 편도선을 통해 분출되는 활발한 림프구들이 망가진 근육층과 탄력층의 조직을 재생시켜 폐섬유화를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원장은 이어서 “금연이 우선시 되어야 하며,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질병이므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매일매일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산책과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