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영화감독을 직업이라고 인정하실 때까지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2004년 제 2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최동훈 감독이 '범죄의 재구성'으로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남긴 소감이다.
수상 이후 최 감독은 모교인 서강대와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 취업에 대한 에피소드를 여러 차례 털어놨다. 대학 졸업 이후 영화 아카데미에 들어가 연출부로 일할 때 연봉이 100만원이 조금 넘었는데 부모님은 그 금액을 월급으로 아셨다는 웃픈 사연이다.
'범죄의 재구성' 이후 11년 만에 최 감독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흥행마술사로 떠 올랐다. '범죄의 재구성'부터 최근 관객수 1000만명을 돌파한 '암살'까지 그가 만든 영화 5편이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그 때에 비해 최 감독의 대우도 달라졌다. 최 감독은 '암살'을 연출한 댓가로 영화 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받는 러닝개런티 계약을 맺었다. 이 금액은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등 주연배우들의 러닝개런티를 모두 더한 것보다 많다. 또한 아내 안수현 프로듀서가 대표인 제작사 케이퍼필름이 몫으로 가져갈 영화 순이익의 30~40%를 고려하면 최 감독은 말그대로 돈방석에 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감독은 사실 '도둑들'의 흥행 이후 서울 강남 한복판의 빌딩 2채를 사들일 만큼 많은 돈을 벌었다. 여기에 이번 암살의 흥행으로 벌어들일 돈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에서 감독의 역할을 절대적이다. 하지만 그 뒤에는 영화제작기간동안 밤낮없이 땀을 흘린 영화 스태프들이 존재한다.
'명량' '국제시장' 등 1000만 관객을 동원하는 영화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지만, 영화제작 스태프들의 처우는 최 감독의 토로했던 그 시절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법정근로시간 준수, 4대 보험 가입 등이 보장된 표준근로계약서 도입이 이제야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막내 스태프들은 법정 최저 시급 정도만 받고 있다.
최 감독은 영화학도들이 가장 존경하는 감독 중 한 명이다. 영화학도들이 최 감독과는 달리 부모님에게 떳떳하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영화제작환경도 변해야한다. 그 선두에 최 감독을 비롯해 '올챙이 적 시절을 잊지 않는' 많은 감독들이 함께 나서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