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변경서비스 짚코드 대표 "16년 피땀흘린 사업인데..."

김건우 기자
2015.11.11 14:03

나종민 짚코드 대표 "금감원, 中企 사업 침해..사업가의 진심 알아달라"...금감원 "비용없이 서비스 가능"

"16년 동안 법 개정부터 피땀 흘려 일군 사업인데 정부 기관이 직접 한다니 한숨만 나옵니다."

9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사무실에서 만난 나종민 짚코드 대표는 금융감독원의 주소일괄변경 시스템 추진 소식에 "속이 까맣게 타들어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짚코드는 2004년부터 KT와 함께 KT무빙이란 이름으로 주소변경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사나 이직 등으로 주소를 옮기게 된 이용자들이 한 번만 신청하면 금융, 통신, 유통사의 등재된 주소를 한꺼번에 변경할 수 있다.

나 대표는 "1999년 짚코드를 설립한 뒤 우정사업본부, 행정자치부를 뛰어다니면서 주소변경 서비스를 설명했었다"며 "다들 국가기관이 나서기는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고, 금융사들은 너희를 어떻게 믿을 수 있냐며 거절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2년간의 영업 끝에 든든한 파트너인 KT를 만난 뒤 당황스러운 소식을 들었다. 인터넷 동의를 받았던 주소변경 서비스가 불법이라는 것이다.

나종민 짚코드 대표

나 대표는 "알고보니 신용정보법에 따르면 주소 변경을 위해서는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다"며 "사업을 중단하고 2001년부터 국회의원들을 만나 법 개정을 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고 전했다.

그리고 2003년 12월 24일 신용정보법이 개정되면서 인터넷 동의가 가능해졌다. 짚코드는 KT와 사업협정을 맺고 2004년 3월부터 주소변경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서비스는 건당 회원사에 과금되며 이용자는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

나 대표가 16년 동안 주소변경 서비스에 투자한 돈만 60억원이다. 2004년 3개에 불과했던 제휴사는 60여개로 늘어났고, 서비스의 누적 이용자도 300만명을 넘어섰다. 2014년부터 도로명 주소가 시행되면서 이용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실적이 미미했던 짚코드는 지난해부터 연 매출 10억원 기업으로 올라섰다.

그런데 지난 6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들렸다. 금감원이 내년 1분기 중 금융거래 수반 주소 일괄변경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짚코드 입장에서는 금감원이라는 막강한 기관이 경쟁사로 등장하는 셈이다.

나 대표는 국민신문고 등이 이 같은 상황을 호소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금감원은 "시행될 서비스는 금융회사만 국한하고 있어 짚코드가 운영 중인 주소변경서비스와 다르다"고만 답했다.

나 대표는 "짚코드는 매출의 90%가 금융사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어떻게 다른 서비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지 당황스럽다"는 주장이다. 공공기관의 민간기업 영업권 침해라는 나 대표의 주장에 금감원은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나 대표는 "금감원이 주소변경 서비스를 하면 짚코드는 금융사 매출이 줄어 망할 수밖에 없다"며 "16년간 주소변경 서비스 한 길만 걸어온 사업가의 진심을 정부가 알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짚코드의 주소변경서비스 회원사

이에 대한 금감원 측도 난감한 입장이라고 답했다. 별도의 시스템 개발 없이 시행가능한 서비스를 민간기업의 사업이란 이유로 실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은 별도의 시스템 구축도, 금융사로부터 비용도 받지 않고 서비스 시행이 가능하다"며 "중요한 개인 정보의 변경을 공적 기관이 나서서 하는 것이 맞지 않겠냐"고 말했다. 짚코드가 제휴한 금융사는 전체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주소변경 서비스를 고려할 때 짚코드의 존재를 파악하지 못한 것은 실수"라며 "사업이 어려워질 가능성을 생각해 도울 부분이 있으면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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