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지분투자로 500억 M&A(인수합병) 제안을 받았다. 그걸 거절하고 회사를 키워 2009년에 상장을 했는데, 엄청 고생하다 100억원으로 엑시트했다. 꼭 상장만이 답은 아니다."
유석호 페녹스 벤처캐피탈코리아 대표는 12일 제주도 서귀포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팁스'(TIPS) 워크숍에 참석해 "스타트업의 출구전략은 M&A가 답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페녹스 벤처캐피탈코리아는 벤처기업협회와 기술보증기금, 한국거래소 등과 한국형 ‘M&A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유 대표는 "올해 스타트업 M&A에 대한 관심과 검토가 많이 이뤄졌다"며 "내년부터 M&A사례가 많아지면서 스타트업계 화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는 "여러분이 상상하는 수백억, 수천억원의 M&A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들다"며 "스타트업은 삼성이나 현대차 같은 대기업에 인수되길 기다리기보다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류 대표는 얼굴인식 솔루션인 올라웍스를 만들어 인텔에 매각한 경험이 있다. 그는 이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업체에 성공적으로 M&A를 했을 때 우리 팀 전체가 행복해졌다"며 "연봉도 1.5배 이상 올렸더니 직원들이 줄줄이 결혼도 하더라"고 말했다.
M&A에 성공한 스타트업의 유쾌한 '한풀이'도 나왔다. 네이버에 인수된 엔트리 교육연구소의 김지현 대표는 "사실 이 자리에 우리 회사 투자를 거절한 분들이 참 많이 계신다. 옆에 계신 류중희 대표님도 거절하셨다"며 "네이버에 M&A한 뒤 통쾌한 마음으로 참석했다"며 좌중에 웃음을 선사했다.
김 대표는 "처음엔 네이버가 어린이용 소프트웨어 교육 콘텐츠가 필요로 해 1년간 파트너사로 협업했다"며 "일하면서 국내 소프트웨어 교육 전문업체라는 인식을 심어준 덕분에 M&A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카카오에 인수된 '키즈노트'의 김준영 대표도 "기회는 예상하지 못할 때 찾아왔다"며 "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있는데 카카오에서 제안을 받고 며칠밤 잠을 못 자며 고민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회사를 조금 더 키워서 M&A를 시도할 계획이 있었는데 제안자가 모바일 플랫폼 절대 강자인 카카오라는 점 때문에 M&A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류중희 대표는 "스타트업을 락밴드에 종종 비유하는데, 합주할 때 호흡을 맞춰 하모니를 내는 게 중요하다"며 "락밴드 200개를 다 모으면 세계 최고의 락밴드가 되는지 곰곰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힘들게 창업해 여기까지 오게 된 여러분들이 정말 좋은 제품, 서비스를 만들어 돈을 버는 '심플한 방법'을 생각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