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 모(35, 여)씨는 다가오는 설 명절이 두렵다. 친척들은 해외에 거주해 모일 일이 없고, 제사도 지내지 않아 음식 장만 등으로 부산 떨지 않아도 되는 집안의 미혼인 그에게 명절은 또 하나의 휴가나 다름없지만 명절 때마다 대가족이 몰려와 층간소음을 유발하는 윗집 때문에 집에서도 편히 쉴 수 없어서다. 김 씨는 "이번 설 연휴는 4일로 짧아 집에 머물면서 휴식을 취하려고 마음 먹었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민족 대명절 '설' 연휴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명절 단골메뉴인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문제가 또다시 이슈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명절인데 어때" 하는 마음으로 층간소음을 방치했다간 이웃간 분쟁으로 번지는 것은 물론 배상금까지 물어줘야 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서로 간 배려하는 마음으로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26일 환경부가 정한 층간소음 배상 기준에 따르면 공동주택에서 층간소음으로 인한 분쟁이 발생해 당사자 간 문제 해결이 원할하게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1인당 최소 52만원에서 최대 114만9000원까지 배상금을 내야 한다. '명절이니까 이 정도 소음은 이해해주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층간소음을 방치했다간 100만원 넘는 돈을 물어줘야 할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층간소음은 공동주택의 한 층에서 발생한 소리가 다른 층 세대에 전달되는 소음을 뜻한다. 주택법 제44조와 같은법 시행령 제57조 등에서는 공동주택에서의 층간소음을 '아이들이 뛰는 소리', '문 닫는 소리', '애완견이 짖는 소리', '늦은 시간이나 이른 시간에 세탁기·청소기 등을 돌리는 소리', '화장실과 부엌에서 물을 내리는 소리' 등으로 정의한다.
문제는 어느 정도까지를 층간소음으로 볼 것인가다. 층간소음을 둘러싼 분쟁은 소음을 견뎌내는 개인별 편차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큰 만큼 소음을 가르는 객관적인 기준이 중요하다.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층간소음 피해기준을 낮 시간 40dB(데시벨) 이상, 밤 시간 30dB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청소기를 돌릴 때 나는 소음은 40dB, 아이들이 뛸 때 나는 소리는 50dB 수준이다. 해맑게 뛰어노는 손자가 나에겐 귀여울 수 있어도 아랫집에는 큰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상대의 입장에서 배려하고 서로 조심하는 것이 층간소음을 해결하는 지름길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개인의 노력만으로 층간소음을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럴 경우에는 소음방지를 위한 두툼한 매트를 깔면 도움이 된다. 건축자재 기업 LG하우시스가 선보인 '아소방'(아파트 소음 방지) 매트가 대표적인 제품이다.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층과 다양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표면 마감재로 이뤄진 아소방 매트를 깔면 경량충격음이 30db 수준으로 떨어져 아무것도 깔지 않은 맨바닥 대비(70db) 최대 50% 이상 소음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이 같은 효과 덕분에 아소방 매트는 명절을 앞두고 주문이 급증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 회사측 전언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명절 기간에 한시적으로 주민들에게 매트를 대여해주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선 이웃간 배려와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래도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환경부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이웃분쟁조정센터 등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