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 의료진들은 현재 잠복기 기준인 14일을 연장할 근거가 없다고 13일 밝혔다. 28번 환자가 14일이 지나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환자가 감염됐음에도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무증상 감염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 확진 환자 치료 병원 의료진과 전문가로 구성된 코로나19 중앙임상TF는 이날 제6차 화상회의를 열고, 28번 환자의 확진 판정 경과와 임상소견에 대한 검토, 치료원칙 합의안 등을 논의했다.
28번 환자는 중국 우한시에서 지난달 20일 귀국한 3번 환자의 접촉자로, 지난달 25일 3번 환자와 마지막 접촉을 한 지 17일 만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28번 환자는 자가격리 중 잠복기 완료 시점을 앞둔 지난 8일 검사를 시행한 결과 양성과 음성의 경계선상의 결과가 나왔다. 이에 지난 9일과 10일 두 차례 재검을 했고, 지난 10일 약양성이 나왔다.
28번 환자가 잠복기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탓에 일각에서는 잠복기 기준인 14일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중앙임상TF는 28번 환자 사례가 잠복기를 연장할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봤다.
중앙임상TF 측은 "논의 결과 28번 환자는 입국 전 우한에서 이미 감염됐을 수 있고 무증상 또는 본인이 느끼지 못할 정도의 매우 경증의 경과를 밟고 회복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더라도 사람에 따라 무증상에서 중증에 이르는 경우까지 서로 다른 다양한 임상 경과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28번 환자는 지난 10일 이후 시행한 복수의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 결과에서 음성 또는 약양성 소견이 나왔다. 의료진들은 이러한 검사 결과가 28번 환자가 무증상으로 감염된 후 이미 회복기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고 봤다.
중앙임상TF 측은 "앞으로 추적 검사에서도 28번 환자의 바이러스 유전자가 약양성이거나 음성이면 무증상 감염으로 단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환자의 사례가 코로나19의 잠복기를 14일 이상으로 늘려 잡아야 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중앙임상TF는 확진 환자에 대한 항바이러스 치료 합의안도 결정했다. 젊고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환자들의 경우 당장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없지만, 고령 또는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항바이러스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중앙임상TF 측은 "발병 10일 이상이 지났고 증상이 비교적 경미하다면 항바이러스제 치료의 필요성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비교적 중증의 코로나19 환자에게는 항바이러스 치료를 고려한다"고 했다. 이어 "항바이러스 치료를 하기로 결정했다면 가급적 빨리 투여를 시작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항바이러스 치료제로 에이즈 바이러스(HIV) 치료제인 '칼레트라'(LPV/r 400mg/100mg po bid) 또는 말라리아 약제인 클로로퀸(Chloroquine 500mg po qd)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국내에는 클로로퀸이 유통되지 않는 만큼 대신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 400mg po qd)을 사용해도 된다.
중앙임상 TF 측은 "칼레트라와 클로로퀸을 복합해서 투여하는 것이 약제 하나만 투여하는 것보다 더 우월하다고 할 만한 근거는 없다"며 "두 약물을 함께 투여할 경우 부정맥, 약물 상호작용 등이 문제될 수 있어 신중하게 투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바이러스 치료는 7~10일 정도가 적절해 보이지만 임상적 경과에 따라 단축 또는 연장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현재 사람에게 효과가 증명된 코로나19 치료제는 없는 만큼 새로운 연구결과 발표나 경험의 축적에 따라 치료 합의안은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