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세계 1위 전기차 기업인 BYD가 연착륙에 성공한 가운데 기술력을 앞세운 지커와 샤오펑까지 가세하며 전기차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YD는 지난해 국내 시장 진출 첫해에 총 6107대를 판매하며 브랜드별 등록 순위 10위에 올랐다. 이는 폭스바겐 등 기존 유럽 브랜드를 제친 성적이다. 특히 가성비를 내세운 주력 모델 소형 전기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아토3가 3076대 판매되며 실적을 견인했다.
올 들어 BYD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1월 1347대 판매를 기록하며 수입차 브랜드 판매 순위 5위까지 올라섰고 지난달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며 올해 1~2월 누적 판매량 2304대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판매 속도와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세를 고려할 때 올해 연간 판매 1만대를 돌파하는 '1만대 클럽' 가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 진입 장벽을 낮춘 파격적인 가격으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BYD는 '아토 3', '씰', '씨라이언 7'에 이어 최근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을 출시했다. 전기차 대중화를 겨냥한 가성비 전략이 돋보인다. 가격은 2450만원부터 시작하고 보조금을 적용하면 최대 21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BYD가 가성비 전기차 시장을 개척했다면 후발 주자로 나서는 브랜드들은 프리미엄 기술력을 무기로 삼고 있다. 지리자동차그룹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지난해 3월 한국 법인 설립을 마친 뒤 국내 상륙을 준비 중이다. 지커는 이르면 오는 5월 중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첫 출시 차량은 전기 중형 SUV '7X'가 유력하다. 7X 롱레인지RWD의 경우 최대 주행거리 615km, 제로백 6초, 급속 충전 16분 등의 성능을 갖췄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도 지난해 6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신차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샤오펑은 중형 세단 'P7' 또는 중형 SUV 'G6'를 첫 출시 모델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샤오펑은 테슬라의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에 견줄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BYD가 가성비 전략으로 중국차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췄다면 지커와 샤오펑은 동급 차량과 비교해 가격 대비 준수한 상품성과 고성능 자율주행 기술력을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국산차와 수입차 업계의 점유율 방어 전략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