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와중에 ‘나홀로 성장’ 베트남…벤처업계 승부처 급부상

류준영 기자
2021.02.25 07:00

#온라인 스트리트 패션몰 '도시인'을 운영하는 도시그룹은 베트남 패션시장에서 주목받는 한국 스타트업이다. 베트남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선호하는 최신 길거리 패션 브랜드를 발굴하고 스토리텔링을 입혀 판매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도시인에는 베트남 현지 브랜드 360여개가 입점해 있으며 월평균 이용자(MAU)는 35만명에 달한다. 김상혁 도시그룹 대표는 “베트남 패션시장은 90% 이상이 오프라인 기반으로 형성돼 있는 데다 MZ세대의 패션 구매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베트남 패션 분야에서 무신사처럼 압도적인 온라인 패션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도시그룹은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더벤처스·스프링캠프·무신사파트너스로부터 신규 투자도 유치했다. 더벤처스 김철우 파트너는 “베트남은 국민소득 등의 지표로 알 수 있듯이 나라 전체가 급성장하는 시기이고,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큰 데다 고객 유입을 위한 마케팅 비용이 국내보다 낮다"며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베트남이 국내외 투자사와 스타트업의 승부처로 떠오른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은 양호한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보인 데다 ‘스타트업 하기 좋은 국가’ 순위를 매긴 최근 성적표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어 매력적인 투자처로 검증을 받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하노이, 창업도시 순위 ‘톱200’ 첫 진입=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연구센터인 ‘스타트업블링크’(StartupBlink)가 100개국을 대상으로 스타트업 지원 기관 및 규모, 규제 등 경영환경 등을 토대로 평가한 ‘2020년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에서 베트남은 59위에 올랐다. 재작년보다 13계단 상승한 기록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뉴질랜드가 전년 대비 21계단 하락한 47위, 인도네시아가 13계단 하락한 54위, 태국이 17계단 하락한 50위로 줄줄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정반대로 순위가 올라 주목을 이끌었다.

도시별 순위에선 베크남의 수도 ‘하노이’가 196위로 전년보다 33계단 상승하며, 톱(Top)200에 처음 진입했다. 한편 1위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이며 서울은 21위를 기록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지난해 베트남 경제성장률(GDP)은 2.91%로 2011년 이래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코로나 상황에서 주요 국가의 경제가 역성장한데 비해선 양호한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스타트업 주도의 경제 성장 및 관련 투자 확대가 이를 견인하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창업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한다. 싱가포르 소재 VC(벤처캐피탈)인 센토벤처스는 베트남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최근 ‘아세안 3대 스타트업 시장’으로 부상했으며, 수많은 해외투자펀드를 유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 전문 매체인 앙트러프러너(Entrepreneur)는 베트남 기반 스타트업에 대한 2019년 투자액이 7억4100만 달러(약 8229억 원)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인슈어·메드·핀테크’ 신기술 추격 잰걸음=베트남의 약진에 대해 동남아시아 차량 공유서비스 플랫폼인 ‘그랩’의 응우옌타이 하이반 상무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베트남 젊은이들은 뭐든 빨리 배우고 용감하게 뛰어든다”며 “디지털 보험사 등 인슈어테크(insurtech), 헬스케어 의료기기와 관련한 메드테크(medtech), 핀테크(Fintech) 등의 새 기술 트렌드를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형태로 바짝 쫓으며 ‘베트남판 실리콘밸리’를 형성해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016년을 ‘국가 창업의 해’로 지정하며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체계화하고 있는 베트남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최소 10개의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민간기업 및 토종 스타트업, 창업지원기관들의 베트남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실례로 GS칼텍스는 지난해 말 베트남 세차 업체 비엣워시(VietWash)의 모회사인 브이아이 오토모티브 서비스와 390억 동(약 2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비엣워시는 호치민을 중심으로 베트남 내 50여개의 세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으로 최근 분사한 ‘코코넛사일로’는 베트남에서 화물 운송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같은 시기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도 베트남 호치민에 도내 스타트업 진출 거점인 ‘KORETOVIET 센터’를 개소하고, 한국 스타트업 전용 홍보관, 바이어·투자자 라운지 등을 통해 화상설명회·수출상담·사후 관리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차두원 전략연구실장은 “30대 이하 인구 비중이 높은 젊은 베트남 시장은 오프라인 중심에서 빠르게 온라인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현지 특성을 고려해 공략한다면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만들 수 있는 매력적 시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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