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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데이터는 쌓았는데 정작 활용하려고 하면 장벽에 막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민감 정보들이 포함돼 데이터를 함부로 쓰지 못하기 때문이죠. 데이터에 누락값·오류값·비정형값들이 섞여 있어 정제·보정 없이는 쓸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신타이탄(SynTitan)'은 합성 데이터 기술로 이런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사이버보안학과 교수이기도 한 배호 큐빅(Cubig) 공동대표는 자사의 솔루션 '신타이탄'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신타이탄은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에서 결측·편향·불균형 등의 문제를 사전에 교정해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재구성하고 민감 정보들은 식별할 수 없는 가짜 합성데이터로 재설계하는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정보 유출 걱정 없이 기업이 통계적 유의미성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데이터 유출 걱정 없는 합성기술…기업·기관 20여곳 PoC
예컨대 어떤 회사가 마케팅 전략을 짜기 위해 어떤 계층의 소비자가 많은지 조사하려고 한다. 이때 정보관리팀에서 고객 데이터를 가져오기 위해선 비식별화 조치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이, 성별 등 정보가 개인정보로 분류돼 값이나 속성을 제거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마케팅 타깃 설정 하나에도 AI 사용이 쉽지 않아진다.
신타이탄은 이때 개별 고객의 정보를 추정할 수 없으면서 유의미한 통계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데이터를 가공(합성)한다. 원본을 활용해 분석할 때와 통계적 유사성은 93~98%에 달한다. 배 대표는 "기존 비식별화 기술과 달리 데이터의 구조·분포·특성을 유지하면서도 개인정보 위험도를 본질적으로 제거해주는 방식"이라며 "글로벌에서도 상용 수준의 기술을 가진 회사는 3~4곳 정도"라고 말했다.
군이나 금융권 등 민감 정보를 많이 취급하는 곳에서는 신타이탄의 활용도가 더 높아진다. 이에 NH농협은행은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NH오픈비즈니스허브'를 통해 큐빅을 선정하고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큐빅이 NH농협은행의 자금세탁 방지 등 AI 솔루션 개발에 필요한 합성데이터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배 대표는 "고객의 실제 데이터가 유출되지 않으면서도 원본 기반으로 AI 학습에 사용될 수 있는 합성데이터를 만든다"며 "특히 원본 데이터에 직접 접근하지 않는 '비접근' 합성 기술로 고객 데이터가 외부로 이동 자체를 하지 않아 유출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없다"고 했다.
"보안 중시하는 해외서 더 큰 반응"
큐빅은 NH농협은행 외에도 삼성증권, 공군 등 20여곳과도 PoC(개념검증)를 마친 상태다. 그밖에 전시회·박람회를 통해 큐빅을 만난 해외 기업·기관들의 PoC 및 투자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큐빅에 투자한 영국의 벤처캐피탈(VC) 아이오나스타도 중동의 자이텍스 박람회에서 처음으로 만나 투자까지 이어진 경우다.
큐빅이 이런 기술·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었던 건 배 대표의 이력 덕분이다. 배 대표는 런던대학교(UCL)에서 컴퓨터공학과 학사, 암호학 석사를 마친 뒤 보안기업들에서 근무했다. 이후 서울대학교에서 AI·보안 관련 박사학위를 받고 이화여자대학교 사이버보안학과 교수에 부임한 뒤 교원창업에 나섰다. 배 대표는 "10여년간 연구해온 기술을 연구실 밖 산업계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이바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내년부터는 PoC를 넘어 본격적인 매출도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보다 해외에서 대규모 매출이 먼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유럽에는 GDPR(일반개인정보보호규정) 등 보다 엄격한 데이터 관련 규제가 존재해서다. 배 대표는 "해외에서는 데이터 보안이 정말 중요하다고 여기는 시장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큐빅은 현재 영국 법인을 설립해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배 대표는 "GDPR 대응을 위해 합성데이터와 차등프라이버시(DP)를 조합해 상용화한 솔루션은 글로벌에서도 드물다"며 "내년부터는 영국 지사를 중심으로 고객사를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큐빅을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AI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