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열기 달아오른다...'1조 몸값' 유니콘도 속속 등장

김진현, 송정현 기자
2026.02.1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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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벤처투자 현황/그래픽=김지영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금액이 13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민간 중심의 벤처펀드 결성이 크게 늘었고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딥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4개의 신규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 탄생하며 벤처생태계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13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에 따르면 2025년 신규 벤처투자 금액은 13조62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4%(1조6786억원) 증가했다. 이는 2021년 15조9371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투자 건수 또한 8542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은 전년보다 34.1% 늘어난 14조266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하반기 펀드 결성액이 7조93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급증했다.

펀드 결성은 민간 자본이 견인했다. 전체 펀드 결성액 중 민간 출자 금액은 11조5261억원으로 80.8% 비중을 차지했다. 연금·공제회 출자액이 9580억원으로 165% 증가했고, 일반법인(3조7220억원)과 금융기관(3조7274억원)도 각각 61.5%, 28.6% 늘었다. 중기부는 이 같은 현상이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벤처투자 활성화 기조에 대한 시장의 중장기적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봤다.

업종별로는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액이 2조3715억원으로 전년보다 5340억원 증가했다. 전체 투자 비중 1위는 ICT서비스(2조8354억원, 20.8%)가 차지했으나 소프트웨어 중심에서 전기·기계·장비 등 실물 분야로 투자 수요가 점차 이동하며 상위 업종 쏠림 현상은 약해지는 추세다.

업력별로는 검증된 성장 기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했다. 창업 7년 초과 후기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54.4%로 절반을 넘겼다. 이에 중기부는 초기 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모태펀드 창업초기 분야 출자를 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확대해 3333억원 이상의 전용 펀드를 조성할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6년도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덕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1.13. photo@newsis.com

지난해 새롭게 유니콘 반열에 오른 기업은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비나우, 갤럭시코퍼레이션 등 4곳이다. 이로써 국내 유니콘기업은 총 27개사로 집계됐다. 이들이 창업 후 유니콘으로 성장하기까지는 평균 7년 8개월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벤처투자와 펀드결성 규모가 모두 크게 증가했고 특히 민간 출자의 증가가 펀드 결성 확대를 이끌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벤처기업이 유니콘기업까지 도약하고 경제에 새로운 활력과 혁신을 이끄는 주체가 되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힘주니 민간 돈 푼다…되살아난 벤처투자, 올해도 훈풍 전망

최근 5년간 상위 3개 업종에 대한 벤처투자 비중/그래픽=윤선정

벤처캐피탈(VC) 업계가 올해 벤처투자 시장을 두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벤처투자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도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전국 단위 창업오디션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등을 통해 창업 열기를 끌어올리고 모험자본의 벤처투자 촉진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도 긍정적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13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5년 신규 벤처펀드 결성금액은 14조2669억원으로 전년 대비 34.1% 증가했다. 벤처펀드 결성금액 증가는 민간이 이끌었다. 민간 출자금액은 11조5261억원으로 전체 80.8%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는 연금·공제회 출자액이 9580억원으로 165% 증가했고, 일반법인(3조7220억원)과 금융기관(3조7274억원)도 각각 61.5%, 28.6% 늘었다.

VC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표명하면서 혁신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기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지난해 하반기에 결성된 펀드 자금들이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유망 스타트업과 딥테크 기업들로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신규 펀드가 결성되면 6개월에서 1년 내 탐색기를 거쳐 본격적인 자금 집행(드라이파우더 소진)이 시작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AI(인공지능), 피지컬AI 등 딥테크 영역과 바이오 섹터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올해 딥테크, 바이오 영역을 중심으로 투자가 확대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투자 확대를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과거 한인 창업 기업은 해외 기업으로 분류돼 투자 제약이 컸지만 공정위가 2024년 지침을 개정해 중소기업창업지원법상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인 창업 기업도 '주목적 투자' 대상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면서 해외로 투자 영역을 넓히는 VC가 많아졌다"라며 "올해도 해외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총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업계에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기부 발표에 따르면 투자가 주로 창업 7년 초과 후기 기업에 집중돼 있어 초기 기업의 투자 유치 난이도는 여전히 높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벤처투자 비중은 창업 7년 초과 기업이 54.4%를 차지했다. 반면 창업 3년 이내 초기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16.6%로 전년 대비 1.9%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 기준이 높아지면서 시장에서 검증된 성장 기업에 대한 투자가 선호되고 있다"면서도 "초기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가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모태펀드의 창업 초기 분야 출자규모를 전년 대비 2배 확대해 3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 모태펀드 출자사업에서도 초기 투자 의무 펀드를 우대 선정하는 등 인센티브를 개편해 초기 투자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몸값 1조' K-유니콘도 첨단시대....AI반도체·엔터테크서 용났다

국내 유니콘기업 현황/그래픽=김지영

국내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 기업이 지난해 4곳 탄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유니콘 기업이 주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플랫폼 기업이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신규 유니콘은 AI 반도체와 데이터 등 첨단기술 분야에 집중됐다.

13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유니콘 기업 대열에 합류한 곳은 △리벨리온퓨리오사AI비나우갤럭시코퍼레이션 등 총 4곳이다. 이로써 국내 유니콘 기업은 총 27개사로 집계됐다. 신규 유니콘 기업인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는 AI 반도체 설계, 비나우는 화장품 제조, 갤럭시코퍼레이션은 AI·엔터테크 분야 스타트업이다.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는 NPU(신경망처리장치)를 만드는 AI 반도체 전문기업이다. NPU는 AI 추론 작업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전력으로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AI 칩이다. 이들 기업의 기업가치는 2조원에 육박한다.

리벨리온은 지난해 11월 시리즈 C 투자유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누적 투자유치액 6500억원, 기업가치 약 1조91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이 과정에서 Arm·삼성·페가트론 등 글로벌 기업의 전략적 투자자(SI)를 유치했고, 킨드레드벤처스·탑티어캐피탈파트너스 등 미국 주요 벤처캐피탈(VC)로부터도 투자를 받았다.

퓨리오사AI는 최근 미래에셋증권,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5억달러(약 7400억원) 규모의 프리IPO를 추진하고 있다. 투자유치 이후 기업가치가 최대 3조원대까지 거론된다. 퓨리오사AI는 앞서 DSC인베스트먼트, 퀀텀벤처스코리아, 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 IMM인베스트먼트, 비전벤처스 등 VC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네이버 D2SF·카카오인베스트먼트·크릿벤처스 등으로부터 전략적 투자(SI)도 유치한 바 있다.

화장품 생산·판매 기업인 비나우는 2018년 설립 이후 지난해 7년 만에 기업가치 1조1000억원을 인정받았다. 넘버즈인, 퓌, 라이아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미국 법인을 설립해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매출 2664억원, 영업이익 751억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비나우는 2024년 9월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올해 국내 증시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갤럭시코퍼레이션은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 라운드에서 1000억원 이상을 유치하며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받아 유니콘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2023년 'K팝 아이콘' 지드래곤을 영입한 이후 2년만에 기업가치가 2배 가량 급등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AI 기술과 엔터테인먼트를 융합한 미디어·지식재산(IP)·커머스·테크 등 4가지 비즈니스 모델을 내세운다.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제1차관은 "새 정부는 벤처투자 40조원과 유니콘 기업 50개 육성을 국정과제로 설정했다"며 "새로운 유니콘 기업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제3 벤처붐'이 본격화되도록, 누구나 창업을 꿈꾸며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국가 창업시대의 열풍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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