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대학생들이 세운 SAR 위성기업…몸값 4조원으로 뛴 비결

고석용 기자
2026.04.15 11:00

[2026 키플랫폼] 키맨 인터뷰
에릭 리 아이싸이(ICEYE) 한국지사장

에릭리 아이싸이 한국지사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키 플레이어로 부상한 군 장비 중 하나는 인공위성이다. 우크라이나가 위성 정찰로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확인하며 침공의 피해를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전자기파를 활용해 구름이나 안개 등 기상 상황과 관계없이 전장을 관측하는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이 주목받았다.

당시 우크라이나와 협력한 위성 기업 중 하나는 핀란드의 아이싸이(ICEYE)다. 핀란드 알토대학교 학생들이 창업한 기업으로, 당시만 해도 설립한 지 8년여밖에 되지 않은 스타트업이었다. 아이싸이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협력해 핵심적인 전장 정보를 제공했고 이를 기반으로 급성장하면서 기업가치 4조원에 달하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으로 성장했다. 현재까지 SAR 위성 64기를 발사해 운영하고 있다.

아이싸이의 특징은 SAR 위성의 데이터뿐 아니라 운영 솔루션을 공급한다는 데 있다. 고객이 아이싸이의 솔루션을 활용해 위성을 직접 운용하며 데이터를 주체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아이싸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위성을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에릭 리 아이싸이 한국지사장은 "아이싸이는 위성 제어·추적, 우주 데이터 수신 작업, 보안 유지 등 수많은 요소를 최적화한 운영 솔루션을 구축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뿐 아니라 이 운영 솔루션도 제품으로 공급한다"고 말했다. 고도화된 운영 솔루션으로 고객들이 손쉽게 위성 데이터를 취득할 수 있도록 통제권을 제공하면서 고객을 빠르게 늘릴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아이싸이(ICEYE) 개요/그래픽=이지혜

리 지사장은 확고한 사업모델과 우크라이나 전쟁이란 시대적 배경이 아이싸이 성장의 전부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핀란드의 창업·모험자본 생태계와 인재 다양성이 성장에 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리 지사장은 "핀란드와 알토대는 학생들이 학문적 연구를 자유롭게 창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있다"며 "또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에는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벤처투자 생태계가 지금의 아이싸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이싸이는 지난해 12월 1억5000만유로(2600억원)의 시리즈E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24억유로(4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인적 구성도 아이싸이의 무기다. 본사에만 50개국, 전 세계적으로 60~70개국 출신의 인재들이 포진해 있다. 국적에 구애받지 않고 우방국의 인재라면 누구나 기술 개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둔 것이다. 리 지사장은 "폐쇄적인 환경은 기술개발과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리 지사장은 오는 24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하는 'K-우주포럼' 콘퍼런스에서 기조 강연을 통해 아이싸이 등 우주 유니콘의 성장 비결을 전할 예정이다. <☞K-우주포럼 참가신청 클릭> 리 지사장은 "한국은 20세기부터 위성을 쏘아 올린 우주 강국"이라며 "뉴스페이스 시대에 기회를 잡는 스타트업들이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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