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키 플레이어로 부상한 군 장비 중 하나는 인공위성이다. 우크라이나가 위성 정찰로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확인하며 침공의 피해를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전자기파를 활용해 구름 등 기상 상황과 관계없이 전장을 관측하는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이 주목받았다.
당시 우크라이나와 협력한 위성 기업 중 하나는 핀란드의 아이싸이(ICEYE)다. 2014년 핀란드 알토대학교 학생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아이싸이는 2022년, 우크라이나와 정식 계약을 통해 위성정보 및 운영권을 제공하고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전장 정보 제공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릭 아이싸이 한국지사장은 '2026 키플랫폼' 특별세션4 '제1회 K-우주포럼: 뉴스페이스 시대 기회와 도전' 기조 강연에서 "날씨나 기후, 시간대에 상관없이 러시아 항구에 어떤 함들이 있는지, 내륙에 어떤 항공기가 있는지 포착한다"며 "적군을 파악하는 데 5개월 동안 1000장 정도의 사진이 요긴하게 활용됐다"고 말했다.
아이싸이는 현재까지 SAR 위성을 64기 발사했다. 전 세계 최대 규모다. 지난해에는 16cm의 고해상도로 선박·항공기·차량을 90% 이상의 정확도로 식별할 수 있는 'Gen 4' 위성을 선보였다. 관측 범위는 기존 150km에서 400km로 넓어졌다. 하루 최대 500장의 영상을 촬영하고 최대 700Mbps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해 사실상 실시간에 가까운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한다.
또 다른 특징은 SAR 위성의 데이터뿐 아니라 운영권을 제공한다는 데 있다. 위성 제어·추적, 우주 데이터 수신 작업, 보안 유지 등이 가능한 위성 운영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이 아이싸이의 위성을 직접 운용하며 데이터를 주체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SAR위성 활용 대부분은 군사용이지만, 재난 대응 솔루션도 제공한다. 이 지사장은 "홍수, 지진과 같은 재해에서 재건을 도울 수 있다"며 "SAR에서 나오는 데이터로 2022년 플로리다 허리케인과 2023년 하와이 화재가 발생한 후 피해가 얼마나 컸는지 데이터를 영상화해서 보여줬다"고 말했다.
아이싸이는 UAE, 폴란드, 그리스, 영국 등 12개 국가에 군집위성을 운영할 수 있도록 계약한 상태다. 지난해 매출은 2억 유로(3463억원) 이상이다. 한국도 아이싸이가 공들이고 있는 시장이다. 북한의 위협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고, 집중호우나 산불 등 잦은 재해에도 활용할 수 있어서다. 아이싸이는 다음 달(5월) 중 한국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아이싸이는 지난해 12월 1억5000만유로(2600억원)의 시리즈E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24억유로(4조2000억원)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지사장은 아이싸이의 핀란드의 창업·모험자본 생태계와 인재 다양성이 성장에 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장은 "아이싸이가 설립된 핀란드와 알토대학교는 학생들이 학문적 연구를 자유롭게 창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있다"며 "또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에는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벤처투자 생태계가 지금의 아이싸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인적 구성도 아이싸이의 무기다. 본사에만 50개국, 전 세계적으로 60~70개국 출신의 인재들이 포진해 있다. 국적에 구애받지 않고 우방국의 인재라면 누구나 기술 개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둔 것이다.
이 지사장은 한국에도 아이싸이처럼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우주 스타트업이 많다고 진단했다. 이 지사장은 "한국은 20세기부터 위성을 쏘아 올린 우주 강국"이라며 "뉴스페이스 시대에 기회를 잡는 스타트업들이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