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자기공명영상)는 인생에서 잠시 한번 뇌건강을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하지만 안경은 사람들이 매일 쓰는 제품이죠. 안경을 통해 일상 속에서 중추신경계를 지속 관찰할 수 있다면 뇌졸중과 퇴행성 뇌질환도 더 빠르게 감지할 수 있습니다."
AI(인공지능) 스마트글라스를 개발하는 김민규 오큘러스 대표(사진)는 회사의 방향성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국내 최초 안경 구독서비스 '아이러뷰'로 시작한 디지털헬스케어 기업 오큘러스는 시력교정을 넘어 퇴행성 뇌질환을 관리하는 의료AI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현재 노안 사용자를 위한 초점조절 안경 개발에 성공했으며 최근에는 AI 기반 뇌졸중 조기감지 스마트글라스 연구·개발에도 착수하며 BM(사업모델)을 빠르게 확장했다.
◇'방치된 노안' 정조준…자동초점조절 안경 개발=김 대표가 처음 주목한 곳은 노안시장이다. 한국과 호주를 포함해 20년 넘게 안경 유통업에 종사한 김 대표는 노안 사용자가 겪는 불편이 오랫동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갑갑함'을 느꼈다.
노안 사용자는 스마트폰, 독서, 컴퓨터 작업, TV 시청 등 시각 활동마다 필요한 초점이 달라 용도에 따라 여러 개의 돋보기를 들고 다녀야 한다. 다초점 안경이 대안으로 꼽히지만 하나의 렌즈에 원거리와 중간거리, 근거리 도수 등 여러 초점이 들어가 있다 보니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오큘러스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자동초점조절 스마트글라스 개발에 나섰다. 현재 상용화한 1세대 제품은 독서용과 스마트폰용 등 용도에 맞는 렌즈를 하나의 안경에 탈부착·교체하는 방식이다.
개발을 완료한 2세대 제품은 버튼 조작만으로 렌즈의 굴절력을 조절할 수 있는 전동초점조절 안경이다. 현재 개발 중인 3세대 제품은 안경에 내장된 AI 센서가 사용자의 시선과 거리를 인식해 별도 조작 없이 초점을 자동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력교정 넘어 뇌질환 관리…'눈'으로 뇌 읽는다=오큘러스는 자동초점조절 기능을 넘어 AI 기반 뇌졸중 조기감지 기능까지 탑재한 4세대 스마트글라스 개발을 목표로 한다.
김 대표는 "자동초점조절 안경을 개발하면서 각막 데이터와 동공 움직임 등 눈의 미세한 변화만으로도 중추신경계 이상신호를 포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뇌졸중을 조기에 감지하는 AI기술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종적으로 4세대 스마트글라스에는 눈의 움직임과 동공변화를 분석하는 센서와 경량 AI칩이 탑재된다. 이상징후가 감지되면 착용자에게 경고를 보내고 앱(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보호자나 의료기관, 119 등에 즉시 알림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기술개발은 안경 구독서비스 '아이러뷰'를 수년간 운영하며 축적한 데이터가 기반이 됐다. 오큘러스는 아이러뷰를 통해 약 40만명의 시력교정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이를 활용해 AI를 학습시키고 동공변화 등을 분석해 중추신경계 이상을 감지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세계 최초 뇌졸중 감지 스마트글라스 꿈꾼다=세계 최초 타이틀을 위한 IP(지식재산권) 전략에도 공을 들인다. 오큘러스는 AI 기반 뇌졸중 조기감지 스마트글라스의 '세계 최초' 타이틀을 목표로 초점조절 기술부터 센서 융합시스템, AI 기반 시력예측 알고리즘, 눈 건강관리 시스템, 뇌질환 조기진단 기술까지 제품개발 단계에 맞춰 핵심기술을 순차적으로 특허화했다. 올해 기준 10건의 특허등록을 마무리했다.
해외진출도 준비 중이다. 오큘러스는 올해 호주와 뉴질랜드를 중심으로 오세아니아 시장에 진출한 뒤 미국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궁극적으로 시력교정을 넘어 퇴행성 뇌질환 관리의 새로운 표준을 만드는 글로벌 디지털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