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서 니켈 99% 뽑아낸다… 화학폐수 싹 뺀 '친환경 재활용'

박기영 기자
2026.10.29 15:56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 김귀용 울산과학기술원(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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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용 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가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에서 '폐배터리에서 니켈-코발트를 분리 회수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화학물질 투입을 최소화하고 전기만으로 정밀 제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공정이 될 것입니다. 다양한 기업과 협력해 실제 산업 현장에 빠르게 적용하겠습니다."

김귀용 울산과학기술원(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는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에서 독자 개발한 폐배터리 유가금속 분리 기술을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물 대신 특수 용매를 쓰고 전기를 흘려 니켈과 코발트를 순차적으로 회수하는 이 기술은 공정의 혁신성과 친환경성을 인정받아 이날 행사에서 최고 영예인 대상을 차지했다.

기존 폐배터리 재활용 공정은 배터리를 분쇄해 얻은 블랙파우더를 산에 녹인 뒤, 유기용매를 사용해 특정 금속을 분리해 내는 용매추출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화학물질이 소모되고, 산도(pH) 조절 과정에서 고농도 황산나트륨을 함유한 독성 폐수가 다량 발생해 환경적 부담이 컸다.

연구팀은 금속이 녹아 있는 용액에 전극을 넣고 전류를 흘려 원하는 금속만 선택적으로 석출하는 '전기증착' 방식으로 해법을 찾았다. 그동안 니켈과 코발트는 수용액 상태에서 환원전위 차이가 거의 없어 전기적으로 분리하기가 불가능에 가까웠다. 연구팀은 물 대신 염화콜린과 에틸렌글리콜을 배합한 '공융용매(DES)'를 도입해 이 난제를 풀었다. 해당 용매에서는 니켈이 코발트보다 먼저 전극에 달라붙는 특성이 유도돼 두 금속을 순차적으로 분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험 결과 니켈 회수율은 99%, 순도는 99.1%를 나타냈다. 코발트 역시 회수율과 순도 모두 95%를 웃돌았다. 연구팀은 전기증착을 반복하는 정제 공정을 거쳐 최종 금속 순도를 99.9%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높은 공정 경제성과 친환경성도 확인됐다. 기존 용매추출 방식과 달리 금속을 회수한 뒤에도 용매의 화학적 조성이 거의 변하지 않아 반복 재사용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4회 연속 재사용 실험에서도 성능 저하가 없음을 입증했다. 아울러 공정 중 발생하는 염소 성분을 포집해 염산으로 재생한 뒤, 이를 폐배터리 침출 공정에 다시 투입하는 자원 순환 체계도 구축했다.

회수된 금속은 전극에 역전압을 걸어 다시 용해시키는 단순 공정을 거쳐 배터리 양극재 전구체 제조에 곧바로 쓰이는 '황산염 용액' 형태로 얻을 수 있다. 별도의 복잡한 후가공 없이 양극재 제조사에 직접 판매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유통 경로를 확보한 셈이다.

경제성 평가에서도 가능성을 확인했다. 회수한 니켈과 코발트의 가치 대비 전기에너지 비용은 약 0.6% 수준이었다. 주요 비용은 공융용매로 원가에서 약 40.6%를 차지했다. 향후 용매 재사용 횟수를 늘릴 수록 원가율은 크게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김 교수는 "화학물질 투입을 최소화하고 전기만으로 제어할 수 있는 친환경 공정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기업과 협력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KAIST·DGIST·UNIST·GIST 등 4대 과학기술원의 주요 연구 성과가 소개됐다. 행사에서는 기술 발표와 함께 수요기업과 각 과학기술원 교수·연구자 간 일대일 상담 및 컨설팅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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