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부품 국산화 95%, 소재는 1%"…'우주합금 독립' 나선다

최태범 기자
2026.10.30 11:16

[2026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
학생창업 부문 결선팀-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아스트로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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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학생창업팀 아스트로맷의 김래언 대표가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에서 '뉴스페이스 시대의 우주특화 소재 개발 솔루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누리호의 부품 국산화율은 95%에 달하지만 부품에 쓰이는 특수강 소재의 국산화율은 1% 수준이다. 나머지 99%를 해외에 의존하는 것이 국내 우주산업의 현실이다."

김래언 아스트로맷 대표는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왕중왕전)' 결선에서 "현재 1% 수준인 우주 특수강 소재 국산화율을 향후 10년 이내 95%까지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왕중왕전은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주관하고 KAIST(한국과학기술원),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UNIST(울산과학기술원), GIST(광주과학기술원),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KENTECH(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가 공동 주최했다.

아스트로맷은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학생창업팀으로 우주 발사체와 위성에 들어가는 극한환경용 금속 소재를 개발한다. 고객사가 요구하는 온도와 하중, 중량, 가격 등의 조건에 맞춰 합금을 설계하고 금속 3D프린팅으로 부품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주항공용 소재 중 일부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전략물자로 분류돼 수입이 제한된다. 수입할 수 있는 소재도 우주 발사체의 운용 환경에 최적화되지 않았거나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따라 조달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새로운 소재를 자체 개발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합금 조성을 바꾸고 소재를 제조한 뒤 물성을 측정하는 시행착오를 반복해야 한다. 소재 1종을 개발하는 데 5년 이상이 걸리고 실제 상용화에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아스트로맷은 고객사가 필요한 물성을 제시하면 AI가 이를 만족할 수 있는 합금 조성 후보를 찾는 역설계 방식을 활용한다. 연구자가 후보의 실현 가능성을 판단한 뒤 실제 소재를 제조·평가하고 그 결과를 다시 AI 학습 데이터로 축적한다.

김 대표는 "우리는 소재·추진기관 연구 경험을 AI(인공지능)와 결합해 합금을 설계하고 실험한다. 금속 3D프린팅으로 실제 사용 환경을 최대한 모사해 신뢰성도 검증한다"며 "우주 특수소재 발굴에 특화된 B2B(기업간거래) 채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AI 역설계부터 3D프린팅 검증까지

아스트로맷은 장기적으로는 소재 설계부터 제조·평가, 데이터 학습까지 자동으로 반복하는 자율실험실을 구축한다. 기존에 5년 이상 걸리던 소재 개발 가운데 후보 탐색과 초기 검증 단계를 6주 내 수행하는 것이 목표다.

AI가 찾은 소재는 LPBF(Laser Powder Bed Fusion) 방식의 금속 3D프린팅으로 부품화한다. 레이저로 금속 분말을 녹여 층층이 쌓는 기술로 로켓 노즐 등 복잡한 형태의 우주 부품을 제작할 수 있다.

아스트로맷이 우선 공략하는 분야는 기존 소재로는 요구조건을 충족하기 어렵거나 전략물자 규제로 수입이 제한된 소재다. 첫 번째 개발 소재인 'Astromat-1'은 우주 발사체의 고온 부품에 쓰이는 니켈계 초합금 인코넬을 대체하기 위한 철 기반 중엔트로피합금이다.

인코넬은 고온 내구성이 뛰어나지만 니켈 함량이 높아 무겁고 비싸다. 당초 발전소 등에서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소재인 만큼 우주 발사체의 경량화와 비용 절감 요구를 모두 충족하기 어렵다는 게 아스트로맷의 판단이다.

Astromat-1은 철을 중심으로 합금을 설계하고 여러 크기의 미세조직을 결합한 계층적 이종구조를 적용했다. 김 대표는 "인코넬에 준하는 고온 내구성을 확보하면서 소재 밀도를 낮췄다"며 "니켈 사용량을 줄여 원소 비용도 기존 소재보다 약 75%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소재 개발과 기초 물성 검증을 마쳤으며 금속 3D프린팅으로 로켓 부품 형태의 시제품을 출력해 신뢰성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수입이 제한된 고온용 특수 코팅재도 올해 말 시제품 제작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스트로맷은 우선 수입이 제한되거나 국내 공급이 시급한 소재를 개발해 우주기업에 공급하고 운용 실적을 쌓을 계획이다. 이후 글로벌 우주 구조체 시장으로 진출하고 항공과 방산, 발전소 등 대량의 극한환경 소재가 필요한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소재는 데이터 싸움"…장기 신뢰성 검증이 관건

김래언 아스트로맷 대표가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에서 '뉴스페이스 시대의 우주특화 소재 개발 솔루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심사위원들은 새로운 소재가 실제 우주 발사체에 채택되기 위해서는 장기간 축적한 물성 데이터와 신뢰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중회 LB인베스트먼트 전무는 "구조 설계자가 새로운 소재를 채택하려면 3~5년간 물성 데이터를 축적해 납득할 만한 수준의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며 "단순 인장시험을 넘어 피로수명과 반복하중, 실제 구조체로 제작했을 때의 성능을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기본적인 고온·상온 물성 검증과 성능이 나타나는 미세조직적 원인에 대한 분석은 마쳤다고 답했다. 다만 인코넬처럼 오랜 기간 사용되며 축적된 실제 운용 데이터가 없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새로 개발한 소재는 실제 사용 이력이 없다는 것이 부족한 부분"이라며 "금속 3D프린팅으로 로켓 부품 형태의 시제품을 만들어 실제 우주 추진기관의 환경을 최대한 모사한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피로와 반복하중 등 장기 신뢰성에 관한 물성도 함께 제시할 계획"이라며 "공인인증과 실제 우주환경 시험을 거쳐 발사 이력인 '스페이스 헤리티지'를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치호 한국과학기술지주 대표는 합금을 금속 분말로 만들고 3D프린팅으로 출력한 뒤에도 실험실에서 확인한 성능이 유지되는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금속 3D프린팅과 주조는 소재의 미세조직이 달라 물성도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며 "Astromat-1은 3D프린팅 이후 기계적 물성이 오히려 개선됐고 현재 부품 형태로 출력해 시험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소재 산업은 결국 데이터 싸움"이라며 "수요처가 실제 사용환경과 비슷한 조건에서 어떤 성능이 나왔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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