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2일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1%대로 인하했지만 자동차를 구입하는 고객이 직접적인 금리 인하 혜택을 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캐피탈사가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은 기준금리 변동분이 곧바로 반영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 10일 모든 차종에 대한 할부 기준 금리를 4.9%(36개월 할부 기준)로 1.0%포인트 인하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1월부터 같은 폭으로 인하했다. 이같은 금리 인하는 이례적이다. 현대, 기아차는 한국은행 기준 금리를 2.5%에서 2.0%까지 내린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금리 5.9%를 유지했다.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는 수입차업체들의 평균 할부 금리는 8∼9% 수준이다. 이에 따라 수입차 브랜드들이 차를 대거 할인해 판매한 뒤 할부 이자로 수입을 보충한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자동차 할부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데 대해 업계에서는 자금 조달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를 든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캐피탈사의 경우 ABS(자산유동화증권)이나 2∼3년물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다"며 "기준금리를 낮췄다고 해서 바로 바로 할부 금리를 낮출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저금리가 장기화되면 할부 금리 인하 여력도 커지는 게 사실이다. 최근 업계에서 금리 한시 인하 이벤트를 늘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국GM은 쉐보레 스파크를 이달 중 사면 할부 원금의 1%에 해당하는 이자를 돌려주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BMW 계열 미니(MINI)는 이달 중 BMW 파이낸셜서비스를 통해 차를 사면 무이자 할부를 적용한다.
할부 금리와 별개로 국내 완성차 업계는 소비심리 개선과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경쟁력 강화 등 수혜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아져 소비 심리가 개선되면 자동차 구매 심리도 되살아나 업계에 긍정적"이라며 "금리가 내리면 원화가 상승압력(약세)을 받아 수출 경쟁력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금리 인하와 자동차 판매량 변화의 연관성이 적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지난해 8월 보고서에서 "과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1년 동안 자동차 판매량 추이를 살펴본 결과 상관관계가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금리 인하로 구매 여건은 개선되지만 가계소득이 늘지 않으면 차 판매량 증가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얘기다.